'클럽 버닝썬' 사건, 전국 경찰청·경찰서 전현직 "좌불안석"

전국 경찰발전위원회 끊이지 않는 '유착 의혹'…"신뢰회복 위한 종합대책 필요" 김선일 기자l승인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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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클럽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전국 경찰관들의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일파만파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 그룹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29·사진왼쪽)와 가수 정준영(30)이 함께 있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거론됐던 '경찰총장'은 총경급 인사라는 진술을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사진]

따라서 전국 지방경찰청과 경찰서 역시 '행여나 불똥이 튈까'하는 우려와 두려움에 좌불안석으로 바짝 긴장하는 모습들이 역역하다.

그룹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29)와 가수 정준영(30)이 함께 있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거론됐던 '경찰총장'은 총경급 인사라는 진술을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총장'을 경찰청장이나 지방경찰청장의 오기로 볼 경우 사실상 경찰조직의 최고 수장이 연루된 메가톤급 비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잠잠하던 전국 모든 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경발위) 등 경찰협력단체에 대한 유착 의혹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회원 절대다수가 개인사업자거나 기업인인 것에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경발위원과 경찰 유착 빌미를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승리 단톡방' 유씨 "'경찰총장'은 총경급(경찰서장)" 진술…당시 강남서장 강력 부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4일 승리, 정준영, 유리홀딩스 공동 대표 유모씨 등을 불러 성접대, 불법 촬영물 유포, 경찰 유착 등 각종 의혹에 대해 15일 오전까지 밤샘 조사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유씨 등은 "카톡에 언급된 경찰총장은 총경급 인사"라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경은 일선 경찰서 서장급으로, 흔히 '경찰의 꽃'으로 불린다.

카톡 대화가 오갔던 2016년 당시 강남경찰서장도 총경급이어서 거론된 인물이 강남서장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강남서장을 맡았던 경찰관은 강력 부인했다. 그는 "승리 등 당시 인물에 대해서는 모르고, 일면식도 없다"며 "(강남서) 근무 당시 클럽 문제 등에 대해서도 보고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들이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경찰총장'이라는 단어가 2차례 등장해 경찰 고위급과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유씨의 경우 '경찰총장과 직접 문자하는 사이'라는 내용이 나오면서 경찰과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로 전해졌다.

경찰 안팎에서는 전직 경찰조직 수장의 이름이 나올지가 최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 경발위원 대부분은 사업가…80% 넘기도

버닝썬 사태에서 경찰과 유착 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에는 버닝썬에 투자한 호텔 대표가 강남경찰서 경발위원으로 활동한 이력도 한 몫하는 것이다.

해당 대표가 클럽을 직접 운영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자신의 이익과 경찰 업무가 동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국 어느 곳에나 경발위원은 기업가나 사업가 등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경발위원 31명 중 건설·서비스·자영업자는 27명으로 87%에 이른다.

울산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소속 경발위 위원은 모두 169명인데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는 104명(61.5%)이고, 전북지방경찰청 소속 경발위원 33명 중 사업자는 22명(66.6%)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는 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위원의 70% 이상이 개인사업자로 파악됐다.

경남지방경찰청 경발위원 19명 중 변호사 1명을 제외하고는 건설·생산·수산물가공업체 등 회사 대표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경찰서와 경찰서 경발위원 중 사업자를 제외하면 법조인, 공무원, 의료인, 교육계 인사가 적게는 1∼2명에서 많게는 7∼8명 정도 차지하고 있다.

경발위는 보통 일 년에 4번 정도 정기적으로 만나고 치안 정책을 건의하거나 의경이나 자율방범대 등을 격려하는 활동을 한다.

자연스럽게 경찰 측과 함께 식사 자리 등을 가지면서 의견을 나눈다.

위원 임기는 기본 2년이지만 연임이 가능하다. 위원 추천도 기존 위원이나 경찰 간부급에서 이뤄지면서 사업가 등 지역 유지와 경찰 간 친목 단체라는 시선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 경찰관은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이후에는 없어졌지만, 과거에는 식사비를 경발위원들이 낸 사례가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고 15일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발위 위원 선정 규정에 구체적으로 직업을 명시해놨지만, 일반적으로 사업하는 분이 대부분"이라며 "유착관계가 전혀 없다고 하더라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을 스스로 만들어 놓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정문 [자료사진]

◇ 끊이지 않는 경발위원 '봐주기' 의혹

경찰과 경발위원간 유착 의혹이나 경발위원 '봐주기' 논란은 이번 버닝썬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2월 광주 한 치과의사가 혈중알코올농도 0.145% 상태로 벤츠 승용차를 몰고 가다 신호대기 중인 마티즈 차량을 들이받아 마티즈 운전자인 50대 여성이 사망했다.

A씨는 2012년에도 음주 단속에 적발돼 면허정지가 된 사례가 있었으나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입건 처리했다.

당시 A씨가 2008년부터 해당 경찰서 경발위원으로 활동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구속 수사를 결정한 경찰 판단이 도마 위에 올랐다.

또 광주 한 경찰서는 2016년 서장과 과장급 이상 간부 직원들이 협력단체 위원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술자리를 하고 대리운전비 명목으로 10만원을 받았다.

이후 이 협력위원이 성추행 사건으로 고소돼 조사받게 되자 친분이 있는 경찰관이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감찰받을 예정이던 경찰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울산에선 2017년 11월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이 경찰 관련 단체 회원들과 골프를 친 후 황 청장 라운딩 비용을 단체 측이 계산해 구설에 올라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된 사실이 있다.

황 청장은 골프를 친 후 대신 계산한 사실을 알고 비용을 현금으로 돌려줬다고 해명한 바 있다.

◇ 경발위원 일제 점검…"신뢰 얻기 위한 종합계획 필요"

'게이트'급으로까지 커진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경발위 등 협력단체 일제 점검을 벌이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달 25일 전국 지방청에 협력단체를 점검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각 지방경찰청과 경찰서는 혹시나 모를 논란을 방지하고자 위원 등을 해촉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기존 28명으로 구성된 경발위원 전체를 이달 초 해촉하고 새로운 위원 선정을 위해 추천 절차에 들어갔다.

부산지방경찰청은 6개 협력단체 위원을 대상으로 자격·결격사유 심사를 벌여 89명을 해촉했다.

울산지방경찰청도 17명을 해촉할 방침이다.

전국 경찰청과 경찰서 대부분 유착 의심으로 해촉하는 것은 아니며 본인이 해촉을 희망하거나 실제 활동을 하지 않아 교체할 필요가 있어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점검을 계기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찰서 면담이 경발위원 검증 절차의 전부인 현재 구조를 바꿔 범죄 경력 등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에 따라 위원 후보들의 과거 범죄경력 조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발위원 활동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표는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것을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형식적이거나 해당 기관 입맛에 맞게 운영되는 위원회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원회가 올바르게 운영되려면 위원을 선정할 때 전문성이나 개인 경력, 혁신성 등을 보고 선정해야 한다"며 "특히 위원회 안건이나 결과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시민감시팀장은 "자치경찰제 시행으로 경찰과 자치단체장, 지역 유지 사이 유착 가능성을 걱정하는 시선이 이미 있다"며 "경찰 신뢰회복을 위한 종합 방안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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