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영장심사 출석‥구속여부 밤늦게 결정

檢-梁, 장시간 치열한 공방 예상…"김앤장 독대문건 등 범행주도 입증" vs "직권남용죄 성립 안돼" 김선일 기자l승인2019.01.23 14:17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중심으로 지목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

▲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25분께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1일 검찰청사에 처음 출두할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포토라인을 지나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병대(62)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도 오전 10시20분께 입을 다문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양 전 대법원장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명재권 부장판사 심리로 시작됐다. 박 전 대법관은 같은 법원 319호 법정에서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심문을 받고 있다. 구속 여부는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심문에 사법농단 수사 핵심인력인 신봉수 특수1부 부장검사(48·29기)와 양 전 대법원장을 직접 조사했던 단성한(45·32기)·박주성(41·32기)·조상원(46·32기) 등 특수부 부부장검사를 투입했다.

'방패' 역할의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는 조사에 입회했던 최정숙(52·23기)·김병성(40·38기) 변호사가 맡았다. 검사 출신인 최 변호사는 여성 최초의 대검연구관으로 이름을 알렸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검찰은 40개가 넘는 방대한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모두 헌법질서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강조하며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를 만나 징용소송 재판계획을 논의한 점, '사법부 블랙리스트' 문건에서 인사 불이익을 줄 판사의 이름 옆에 직접 'V' 표시를 한 점 등을 단순히 보고받는 수준을 넘어 각종 의혹을 사실상 진두지휘한 증거로 제시한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세 차례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이 물증이나 후배 판사들 진술과 어긋나는데도 구속하지 않는다면 관련자들과 말을 맞춰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

반면 변호인 측은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몰랐다'는 논리로 결백을 호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신은 범행을 지시한 적이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1일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법관들이 법률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믿는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내세울 전망이다. 명시적·묵시적 승인이 없었는데 어떻게 직권남용이 될 수 있냐는 것이다.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공모 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이상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실무진이 한 행위'라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도주의 우려가 없고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불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사법부 수장의 구속은 헌정 사상 전례가 없는 일인 만큼 구속 여부는 정말로 혐의가 확실하게 소명될 경우에만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에서는 지인 형사재판 관련 의혹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10여 차례 무단 접속해 고교 후배인 사업가 이모(61)씨의 탈세 혐의 재판 진행상황을 알아본 혐의(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를 두 번째 구속영장에 추가했다.

2017년 3월 법원을 퇴직한 임종헌(60·구속기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이씨의 투자자문업체 T사 고문으로 취업하도록 박 전 대법관이 알선한 정황도 확인됐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취업에 이씨의 재판 관련 민원을 들어준 데 대한 대가성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또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책임을 지고 법원을 떠난 임 전 차장의 진술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증거인멸 정황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한편, 헌정사상 처음 전직 사법부 수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이날 영장심사는 마라톤 심리가 될 전망이다.

행정부 수장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난 2017년 3월30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7시10분까지 8시간40분(휴정시간 포함) 동안 영장심사를 받았다. 법원은 이튿날 오전 3시쯤 영장을 발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22일 열린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은 서류심사만 진행했고 같은 날 오후 11시쯤 영장을 발부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선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제호)명 : 시사투데이(주) - 서울투데이  |  회사설립일 : 2003. 11. 20  |  사업자등록번호 : 107-86-42867
주 소 : (우)01044 서울특별시 강북구 삼양로 522 (서울투데이 2층)  |  대표전화 : 02-6326-6112  |  팩스 : 02-6407-4117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8-서울강북-0396
발행인 겸 대표이사 : 김중근 | 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0506  |  등록일자 : 2008. 02. 04  |  발행일자 : 2008. 02. 0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중근
서울투데이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보호법에 따라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Copyright © 2007-2023 서울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sul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