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상식] 부동산실명제(不動産實名制)

이경재 기자l승인2018.08.3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서울투데이=이경재 기자] '부동산실명제(不動産實名制)'는 실질적으로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하는 제도를 말한다. 시행일시는 1995년 3월20일 이다.

▲ 자료사진

부동산 등기제도는 등기라는 특수한 방법에 의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 등의 물권을 공시하는 제도이다.

등기는 부동산에 존재하는 권리관계를 등재한 것으로 등기된 권리관계와 실제권리 관계가 일치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명의신탁(名義信託)'이라는 제도가 인정돼 왔다.

'명의신탁'이란 실질적으로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어 등기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와 같이 부동산을 남의 이름을 빌어 등기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부동산 실소유자들이 부동산에 부과되는 의무사항은 회피하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부조리한 결과를 초래했다.

이 같이 실제로 부동산을 보유함에도 불구하고 보유에 따른 조세 등 의무부담은 없고 재산권행사만 있는 기형적인 부동산 등기형태가 허용됨에 따라 수많은 탈법적이고 불법적인 거래형태가 발생해 망국적인 부동산투기 열풍이 만연하게 됐다.

이에 정부(노태우 정부)는 등기된 권리관계와 실제의 권리관계를 일치시켜 등기제도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살리고자 1990년'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이 법에는 투기목적을 위한 명의신탁만을 금지하고 있어 투기목적 여부를 규명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처벌규정의 적용이 어려웠으며, 명의신탁자의 재산권을 그대로 인정했기 때문에 법제정의 실효성을 사실상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더욱이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3년 8월 금융실명제가 도입됨에 따라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시행예정으로 입법 예고된 상황에서 부동산에 대한 명의신탁을 그대로 인정할 경우 금융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자금흐름의 왜곡 및 망국적인 부동산투기가 성행해 부동산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따라 부동산거래의 정상화를 통해 부동산투기와 그에 따른 음성불로소득을 차단하고 부동산 거래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부동산가격의 안정화를 유도하기 위해 '부동산실권리자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을 제정하게 됐다.

부동산실명제의 입법화 작업은 1994년 10월부터 실무팀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이듬해 1월9일 재정경제원과 법무부는 그 동안의 실무적 검토 내용을 토대로 부동산실명제의 실시에 대한 공동발표문을 발표하고 그 구체적인 실시방안을 천명했다. 1995년 1월27일 내부의견조정을 거쳐 '부동산실소유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러한 입법예고안에 대해 같은 해 2월8일 한국조세연구원 강당에서 각계 전문가를 비롯한 많은 관련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가 개최됐다. 이와 같은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2월2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이 확정됐다. 정부가 확정한 법률안은 제172회 임시국회의 심의과정을 거쳐 수정안이 확정됐다.

1995년 3월18일 제173회 임시국회에서 확정, 의결됐다. 부동산실명법은 1995년 3월20일 법률 제4944호로 공표됐으며, 그 뒤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제정돼 부동산실명제를 위한 법률적 준비가 완료됐다.

'부동산 실소유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1995년 7월1일 이후에는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전세권·저당권·지상권 등 모든 물권은 명의신탁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등기하는 경우 무효이며, 실권리자의 이름으로 등기하지 아니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아울러 부동산가액의 30%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과징금부과 후에도 실명등기를 하지 않는 경우 과징금 부과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부동산가액의 10%, 2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20%의 이행강제금을 납부해야 한다. 다만 종중부동산의 명의신탁 또는 부부간의 명의신탁에 의해 등기한 경우에는 조세를 포탈하거나 강제집행 등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경우에 한해 예외로 인정된다.

▣ 명의신탁약정의 효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부동산실명법은 강행규정으로 모든 명의신탁약정을 금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명의신탁약정의 효과와 이에 근거한 등기 등 사법적 효력도 무효화함으로써 명의신탁금지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있다.

종전의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제7조가 조세부과를 면하거나 다른 시점간의 가격변동에 따른 이득을 얻으려 하거나, 소유권 등 권리변동을 규제하는 법령의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악의의 명의신탁을 금지하고 있어 이를 단속규정으로 해석하고 명의신탁약정의 효력 자체는 부인하지 않던 기존의 판례를 뒤집는 것으로서 부동산실명제의 핵심내용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명의수탁자가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되고 다른 계약자는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인 계약명의신탁은 유효하다.

한편, 기존 명의신탁 부동산을 전환으로 유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했다.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의해 남의 이름으로 등기해서는 안되며 부동산실명제가 도입되기 이전 1995년 6월30일까지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남의 이름으로 등기한 기존의 명의신탁은 유예기간(1995년 7월1일∼1996년 6월30일) 내에 실소유자 명의로 등기를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실명등기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부동산가액의 30%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 자료사진

부동산실명법은 법시행 이전의 명의신탁 부동산을 실명 전환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납부하지 않은 세금이 드러날 경우 원칙적으로 모든 세금을 추진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탈세·탈법의 소지가 적은 소규모 명의신탁 부동산의 실명등기를 촉진하기 위해 일정규모 이하, 즉 실명등기한 부동산이 1건이고, 그 금액이 5000만 원 이하인 경우 조세상의 특례를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장기 미등기자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조치를 내렸다.

부동산실명법은 부동산을 취득한 자가 등기명의를 전 소유자 앞으로 두고 장기간 이전등기를 하지 않은 채로 방치해 투기, 탈세 및 위법행위 등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 3년 이내에 등기하도록 하고 있다.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에서는 취득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유없이 이를 위반한 경우 등록세액의 5배 이하의 금액을 과태료로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과태료 부과대상이 되는 자가 3년이 경과하도록 등기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부동산가액의 30%에 해당하는 과징금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부동산실명제의 실시로 다음과 같은 효과와 과제가 동시에 나타났다.

부동산실명제가 부동산시장에 미친 효과는 부동산거래의 정상화 및 부동산가격의 안정을 들 수 있다.

부동산실명제가 실시됨에 따라 모든 부동산거래는 반드시 자신의 이름으로만 이루어져야 하므로 명의신탁, 장기미등기 등 편법적인 거래수단이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모든 부동산거래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돼 부동산거래의 정상화를 이루게 됐다.

부동산실명제가 실시됨에 따라 부동산 투기수단으로 악용됐던 제도상의 허점들이 원천적으로 봉쇄됨에 따라 부동산에 대한 투기적인 가수요가 사라지게 됐다.

이에 따라 부동산시장이 정상을 회복했으며, 이를 반영하듯 부동산가격이 최근 2년간 안정세를 유지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 전반에 미친 효과도 자못 컸다. 부동산실명제 실시에 따른 경제·사회적 파급효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정의 실현의 기반을 확립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과거 부동산투기를 가능하게 했던 명의신탁·장기미등기 등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아 부동산거래의 정상화를 유도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투기에 의한 음성적인 불로소득이 봉쇄됐으며, 모든 부동산거래에 세금부과가 가능해져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러한 경제정의의 확립뿐만 아니라 부동산투기에 의한 불로소득을 차단해 소비의 건전화를 유도하고 불필요한 부동산투자를 억제해 장기적으로 자금에 대한 만성적인 초과수요를 감소시켜 금리수준을 하향 안정화시키는 데에도 일조를 한 것을 평가된다.

앞으로 부동산실명제가 조속히 정착돼 부동산거래가 정상화되고 부동산가격의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자산디플레 현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관심은 어떻게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킬 것인가에만 관심을 두고 그 동안 부통산투기억제에 큰 기여를 한 제도와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부동산투기가 극성을 부리던 시절에 만들어진 조세체계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국민의 재산권행사를 지나치게 막고 있는 부동산관련 규제는 대폭 완화돼야 한다. 하지만 제도개선을 빌미로 부동산투기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경재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경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제호)명 : 시사투데이(주) - 서울투데이  |  회사설립일 : 2003. 11. 20  |  사업자등록번호 : 107-86-42867
주 소 : (우)01044 서울특별시 강북구 삼양로 522 (서울투데이 2층)  |  대표전화 : 02-6326-6112  |  팩스 : 02-6407-4117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8-서울강북-0396
발행인 겸 대표이사 : 김중근 | 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0506  |  등록일자 : 2008. 02. 04  |  발행일자 : 2008. 02. 0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중근
서울투데이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보호법에 따라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Copyright © 2007-2018 서울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sul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