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공포에 '몸이 굳는 원리' 규명‥공황장애·스트레스장애 등 치료 가능성

KAIST·뇌연구원 연구팀 "전두엽-편도체 연결망 통해 공포 반응 조절" 이미영 기자l승인201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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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이미영 기자] 국내 연구진의 노력으로 공포를 느끼 때 갑자기 몸이 굳는 선천적인 공포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뇌 신경 회로가 발견됐다.

▲ KAIST 한진희 교수와 장진호 박사 [사진=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한진희 교수와 한국뇌연구원(KBRI) 뇌신경망연구부 박형주 박사 공동 연구팀은 전두엽-편도체 회로를 통한 공포 반응 조절 원리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동물의 경우 포식자나 위험한 물체와 맞닥뜨리면 마치 몸이 얼어붙은 듯 순간적으로 동작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동결(freezing)이라고 부르는 대표적인 공포 반응이다.

뇌신경학자들은 공포 반응을 조절하는 신경회로 연구에 공을 들인다.

극도의 스트레스나 지속적인 생존 위협에 노출된 사람에게서 공포 반응을 조절하던 두뇌 회로 기능 이상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공황장애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이와 관련돼 있다.

바꿔 말하면 공포 반응과 관련한 뇌 신경 회로가 올바르게 작용하는 원리를 이해해야만 효율적인 질환 치료를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전측 대상회(전대상) 피질(ACC·anterior cingulate cortex)이라는 전두엽 기능에 주목했다.

전대상 피질은 신체적인 고통에 반응하고 통증 정보를 처리하는 뇌 영역으로 알려졌다.

두뇌에서 고도의 연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전전두엽 피질(PFC·prefrontal cortex)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 ACC 영역의 활성 조절에 의한 본능적 공포 반응 증폭·감소 설명도 [사진=KAIST 제공]

전두엽 뇌 영역이 학습을 통한 후천적인 공포조절 기능을 담당한다는 사실이 규명됐지만, 선천적 공포조절 기능은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빛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뉴런 활성을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을 생쥐 전대상 피질에 적용했다.

포식자(여우) 냄새에 드러낸 상태에서 전대상 피질 영역을 억제 또는 자극해 반응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전대상 피질 영역 뉴런을 억제했을 때 여우 냄새에 대한 동결 공포 반응이 크게 증폭하고, 반대의 경우 공포 반응이 감소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아울러 신경망 추적(neuronal tracer) 기법을 활용해 전대상 피질 하위 연결망을 탐색했다.

그중 공포 반응 출력에 중요한 뇌 구조로 잘 알려진 배외측 편도체 핵(BLA·basolateral nucleus of amygdala)에서 전대상 피질 연결망을 관찰했다.

이를 통해 전대상 피질과 배외측 편도체 핵 하위 연결망이 전대상 피질과 동일하게 선천적 공포조절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한진희 교수는 "선천적 위협 자극에 대한 공포 행동반응이 어떤 신경회로를 통해 일어나는지 발견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있다"며 "전대상 피질 신경회로를 표적으로 하는 뇌 질환 치료 기술 개발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뇌과학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장진호 박사가 1 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7월 16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미영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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