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선조위, 침몰 원인 '두 결론' 남긴 채 마무리

마지막까지 의견 충돌…제도 개선·자료 축적 등은 '성과' 김선일 기자l승인20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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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진상을 속 시원하게 밝혀낼 수 있기를 기대했던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가 1년 1개월의 활동 끝에 결국은 아쉬움을 남긴 채 마무리 됐다.

▲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작년 7월 출범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김창준 위원장(오른쪽)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선체조사위 서울사무소에서 활동 종료를 앞두고 지난 1년 1개월간의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6일 선조위는 핵심 활동 중 하나였던 진상조사 업무와 관련해 '내인설'과 '열린 안'이라는 서로 다른 두 결론을 내놓았다.

미수습자 5명을 끝내 찾지 못한 것과 세월호 선체 거치 장소를 정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도 실종자 9명 중 4명의 유해를 수습하고 바닷속 세월호를 인양해 바로 세운 뒤 선체 내부를 정밀하게 조사한 점 등은 성과로 기록됐다.

◇ 세월호 침몰 두고 왜 '두 가지 결론' 나왔나

선조위는 종합보고서에서 내인설과 열린 안 두 가지를 모두 담았다.

양 안을 지지하는 위원 수는 3대 3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김창준 위원장, 김영모 부위원장, 김철승 위원은 내인설을 주장한 반면, 권영빈 제1소위원장, 이동권 위원, 장범선 위원은 외력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양측의 결정적인 차이는 세월호의 초기 복원성에서 비롯됐다.

내인설을 지지하는 쪽은 세월호는 처음부터 복원성이 좋지 않은 배로 절대 출항해선 안 됐다고 봤다.

배가 인천을 떠날 때부터 사고는 예견된 일이었다는 것이다.

▲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작년 7월 출범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김창준 위원장(가운데)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선체조사위 서울사무소에서 활동 종료를 앞두고 지난 1년 1개월간의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내인설은 기본적으로 세월호 복원성이 대단히 불량했다는 데서 출발한다"며 "해양수산부 복원성 고시 기준 9개 중 6개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화물의 고박 상태가 대단히 부적절했고 사고 발생 시 침수·침몰을 지연시킬 수밀 구역 대부분이 열려 있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연쇄적으로 작용해 사고가 참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열린 안 측은 출항 당시 세월호의 복원성은 괜찮은 수준이었다고 판단했다.

권 제1소위원장은 "복원성을 나타내는 수치가 양호하고 화물 고박 역시 부실한 점은 있지만 침몰의 원인이 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썬 외력의 정체를 판단하기 어려우나 가능성을 조사해야 한다는 게 위원 3명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열린 안을 주장한 3명의 위원 중 장 위원은 외력설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내인설을 지지한 위원들과는 달리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같은 배의 복원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데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위원들은 "출항 당시 상태나 평형수의 양을 두고 관점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마지막 날까지 '신경전'…남은 과제는

선조위는 마지막 날까지 날 선 모습을 보였다.

일부 위원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위원이 발언할 때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 세월호 인양 직후 모습

권 제1소위원장이 지난 1일 이 위원과 함께 좌현 핀안정실에 들어가 외력 가능성을 새로 발견했다고 하자 김 위원은 과거 조사를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열린 안 측은 내인설과 열린 안의 주요 차이에 대해 따로 작성한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선조위는 여러 한계가 지적됐지만 성과도 분명히 있었다.

선조위는 인양 후 옆으로 누워 있던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직립(直立) 작업을 주도했다.

지난 1월과 6월에는 네덜란드 해양연구소(마린)를 찾아 세월호 모형으로 당시 상황을 재현한 '모형 항주 실험' 등을 진행했다.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진 못했지만, 다양한 실험과 조사를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상당한 자료와 기록을 축적할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자 세월호 파손 선체를 원형 복원하고 국립 세월호생명기억관을 설립하기로 한 것도 이번 선조위의 성과다.

김 부위원장은 "세월호는 더는 해양사고의 잔해가 아니며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안전불감을 쇄신할 마중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복원성과 관련된 선원 교육 강화, 안전관리책임자의 책임 명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권 제1소위원장은 "선조위가 단일한 결론을 내지 못해 실패가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새로운 가능성을 본 만큼 하나의 결론을 내지 않은 게 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조위는 활동 종료에 따라 그동안의 조사 결과와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 등을 정리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2기 특조위)에 인계한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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