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도심서 8세기 초대형 '신라 창고 유적' 발견‥ 비상한 관심

대형 항아리 50여개·청동국자·깔때기도 출토…왕실이나 거대 사찰 부속시설 추정 이미영 기자l승인2018.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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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이미영 기자] 삼국 신라시대 커다란 항아리 수십 개를 관리했던 초대형 '신라 창고 유적'이 경주 도심 서쪽 형산강변 부지에서 발견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경주 성건동에서 발견된 초대형 신라 창고 유적지에서 출토한 대형 항아리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서라벌문화재연구원(원장 박재돈)은 경북 경주시 성건동 500-18번지 일대에서 진행한 발굴조사를 통해 찾은 8세기 무렵 건물터 유적 4기와 대형 항아리 50여 개, 배수로 시설을 26일 공개했다.

대형 항아리가 밀집한 신라 창고 유적은 경주 황룡사터와 전북 남원 실상사 등지에서 확인된 바 있으나, 성건동 유적은 항아리 개수나 상태 면에서 규모가 크고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사 지역은 폭 6m, 길이 150m로 길쭉한 형태인데, 인접한 주택으로 조사를 확대하면 더 많은 항아리가 출토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순철 서라벌문화재연구원 조사단장은 "항아리는 대부분 윗부분이 사라졌는데, 지름과 높이가 대략 1m였을 것으로 보인다"며 "땅을 약간 파낸 뒤 항아리를 놓고 흙을 다져 고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경주 성건동에서 발견된 초대형 신라 창고 유적지에서 출토한 대형 항아리들.

차 단장은 "항아리는 건물 안에 둔 것으로 판단되는데, 처음에는 규칙적으로 배치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간격이 흐트러졌을 것"이라며 "일부 항아리는 어깨 부분이 거의 붙어서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항아리가 깨지면 흙을 조금 채운 뒤 새로운 항아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재활용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며 "최대 네 번에 걸쳐 다시 사용한 흔적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항아리 안에서는 대부분 토기 조각과 기와가 출토됐으나, 일부 항아리에서는 청동 국자, 청동 자루, 청동 용기 뚜껑과 작은 바가지 두 개 분량의 뭉친 쌀겨가 발견됐다.

또 흙으로 빚은 깔때기와 항아리를 덮는 다양한 크기의 뚜껑, 금동 풍탁(風鐸) 끝장식, 안압지에서 나온 유물과 유사한 금동 원형 못머리 장식 등도 출토됐다.

▲ 경주 성건동 창고 유적에서 출토된 청동 국자와 청동 자루.

차 단장은 "청동 국자와 깔때기가 있는 점으로 미뤄 항아리에는 액체를 담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항아리에서 발견한 쌀겨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분석 중인데, 결과가 나오면 당시 식생활에 대한 실마리를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사 구역에서 남쪽으로 약 200m 떨어진 지점에 삼랑사지 당간지주(보물 제127호)가 있고 풍탁이 나왔다는 점에서 창고 사용 주체를 불교 사원으로 볼 수 있으나, 신라 왕실이 형산강변에 대규모로 조성한 창고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 단장은 "2010년 다른 기관이 조사 구역 서쪽을 발굴해 통일신라시대 건물터를 발견했는데, 동쪽에 항아리가 더 많이 남았을 수도 있다"며 "창고 유적의 전모는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규모 창고는 왕실 혹은 거대 사찰 부속시설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요한다.

인근 지역에는 신라시대 사찰인 삼랑사가 있었다는 흔적이 있다.

▲ 경주 성건동 창고 유적에서 출토된 깔때기.

이미영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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