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직립' 190분 작업‥"4년 만에 바로섰다"

'때마침 만조' 해상크레인 부상 3도가량 저절로 더 올려져 김선일 기자l승인201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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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세월호 선체 바로 세우기 작업이 침몰사고 이후 4년이 넘어서 이루어진 가운데 3시간10분 만에 드디어 성공적으로 끝났다.

▲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세월호가 완전 직립에 성공, 참사 4년여 만에 바로 세워졌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와 선체직립 계약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10일 낮 12시10분 세월호 선체가 94.5도까지 바로 세워지면서 '세월호 선체 직립(直立) 완료'를 선언했다.

이날 전남 목포신항에서 시작된 세월호 선체직립 작업은 일련의 과정이 비교적 순조로웠다.

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은 오전 9시부터 1만t급 해상크레인으로 선체를 세우는 작업을 시작했다.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선체는 지표면을 기준으로 8도까지 세워졌다.

전날 목포신항만에서 시험작업을 마치고 5도 각도로 해상크레인을 고정해 놓은 상태에서 만조 때를 맞아 바닷물 수위가 올라간 효과를 본 것이다.

이는 만조 영향으로 해수면에 떠 있는 해상크레인 높이가 올라가면서 세월호 선체가 저절로 애초 5도보다 더 들려졌다는 것이 작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선체 바로 세우기 작업은 세월호 뒤편 부두에 자리 잡은 해상크레인에 와이어(쇠줄)를 앞·뒤 각각 64개씩 걸어 선체를 뒤편에서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와이어를 연결하기 위해 선체 바닥면과 왼쪽에 'L'자 형태 받침대인 철제 빔 66개를 설치했다.

작업 개시 2분 만인 오전 9시8분 선체 세우기 각도는 10도에 도달했고, 오전 9시33분 선체 각도는 예정보다 19분 빨리 40도에 도달했다.

40도는 해상크레인에 들린 세월호 무게 중심이 본격적으로 변화하는 시점이다.

▲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에서 좌현을 바닥에 댄 채 거치 된 세월호가 세워지고 있다.

누운 채로 좌현에 쏠린 무게가 세월호가 바로 서면서 바닥면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현대삼호중공업 측은 무게 중심 변화를 지켜보며 기울기를 조정하는 과정이 이날 작업의 최대 고비였다고 말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40도 이후 잠시 작업을 멈추고 앞·뒤 와이어에 걸리는 중량을 미세 조정한 뒤 다음 공정을 시작했다.

40도 이후 무게중심이 뒤로 넘어가면서 배 바닥을 받치던 수직 빔에도 고루 힘을 가하기 위한 점검 작업을 했다.

세월호 선체와 와이어 무게를 합하면 1만430t에 달한다.

이 때문에 크레인 붐대가 수직 빔에 큰 힘을 전달하는데 시간이 다소 소요됐으며 오전 10시37분에야 선체는 60도까지 세워졌다.

60도 도달 시점 또한 예상시각보다 3분이 빨랐다. 이후 선체를 90도까지 세우는 과정은 이날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똑바로 서는 세월호 선체가 선수부터 선미까지 반목(거치대) 위로 균일하게 안착하도록 섬세한 반목 높낮이 조절 시간이 필요했다.

세월호가 바로 서는 데는 90도에서 4.5도 기울기가 더 필요했다.

지난해 육상 거치 이후 1년여간 좌현을 바닥에 대고 드러누운 세월호의 선체 내부 지장물이 왼쪽으로 쏠려있는 데다 받침대 철제 무게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좌현을 바닥에 댄 채 거치 된 세월호가 세워지고 있다.
▲ 세월호가 침몰된 지 7시간 경과후 장면 [자료사진]

마침내 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은 오전 11시58분 90도 직립에 이어, 낮 12시10분 94.5도 직립을 마치고 4년 만에 세월호 선체 바로 세우기 작업은 종료를 선언했다.

세월호 선체 기울기가 94.5도에 이르자 목포신항 현장에서는 작업 종료 선언과 함께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이 진행됐고, 비지땀을 흐리며 3시간10분 간의 가슴 졸였던 작업도 마무리됐다.

한편, 세월호 좌현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외력에 의한 충돌설 등 침몰 원인에 대한 각종 의혹 해소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은 "그동안 저희 전문가들의 잠정 결론은 정면이나 측면에서의 충돌은 없었다는 것이었다. 최근 제기된 외력설은 좌현 뒤쪽에서 측면을 향해 핀 안전기(스태빌라이저)를 무언가가 밀고 지나갔다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육안으로 좌현 외판을 봤을 때 외력에 의해 충돌, 함몰 흔적은 안 보인다. 선조위 활동 기간인 8월 6일까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이 직립을 위해 선체에 설치했던 장치를 제거하면 해양수산부가 다음 달 중순 안전 보강 작업을 한 뒤 오는 7월부터 5주간 미수습자 수습을 위한 수색에 들어간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해상크레인과 철제 빔 사이에 설치한 와이어(쇠줄)를 해체하고 선체를 감싼 철제 빔 66개 중 세월호 왼쪽에 설치된 수평 빔 33개를 3주간에 걸쳐서 뜯어낼 계획이다.

선체 바닥에 설치돼 받침대 역할을 하는 수직 빔은 그대로 둔다.

조승우 해수부 세월호 후속대책추진단장은 "6월 중순부터 3주간 작업자 진입을 위한 통로 확보와 진흙 분류 등 기초작업을 한 뒤 7월 초부터 정밀수색을 한다"며 "미수습자 가족들이 조금의 여한도 남기지 않고 희생자를 온전히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는 지난 2014년 4월15일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가던 중 다음 날인 4월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급격한 변침(變針, 선박 진행 방향을 변경) 등으로 추정되는 원인에 의해 좌현부터 침몰이 시작한 '대형 참사'로 기록됐다.

▲ 지난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58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다 사고로 침몰 중인 6천825t급 여객선 세월호에 헬기가 동원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 사고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을 비롯해 탑승객 476명 가운데 304명의 사망자와 미수습자가 발생했다.

세월호 침몰 직후부터 ▷엉뚱한 교신으로 인한 골든타임 지연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 ▷해경의 소극적 구조와 정부의 뒷북 대처 등 총체적 부실로 최악의 인재(人災)로 이어졌다.

세월호에 대한 수색 작업은 2014년 11월11일 종료되면서 사망자는 295명, 미수습자는 현재까지 9명으로 남아있었다.

유족들은 수색 중단 직후부터 세월호의 조속한 인양을 요구했으나 공식 인양 결정은 세월호 침몰 1년 만인 2015년 4월22일이 겨우 확정됐다.

해양수산부는 2015년 4월22일 세월호 선체 인양을 공식 발표하고, 같은 해 7월 인양업체로 중국의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당초 정부는 2016년 7월까지 인양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인양 작업은 기술, 비용 문제 등으로 계속 지연되다 2017년 3월22일에야 이뤄졌고 4월11일 육상 거치 작업이 완료됐다.

세월호는 1994년 6월 일본 나가사키의 하야시카네 선거(林兼船渠)에서 건조한 여객·화물 겸용선(RoPax, RORO passenger)으로 일본 마루에이 페리 사에서 '페리 나미노우에'(フェリーなみのうえ)라는 이름으로 18년 이상 가고시마~오키나와 나하 간을 운항하다가 2012년 10월1일 운항을 끝으로 퇴역했다.

이를 곧이어 청해진해운이 중고로 국내에 도입해 개수 작업을 거친 후 2013년 3월부터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됐다.

여객 정원은 921명에 차량 220대를 실을 수 있으며, 21노트의 속도로 최대 264 마일을 운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세월호가 완전 직립에 성공, 참사 4년여 만에 바로 세워졌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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