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명령 불복' 정식 재판‥"벌금 높아질 수도"

형소법·법관징계법·변호사법 개정안 등 본회의 통과…벌금형 범위內 더 '무거운' 형 선고 가능 김선일 기자l승인20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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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검찰이 벌금형에 처해달라고 약식기소하는 데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피고인에게 검찰 청구액보다 더 무거운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게 됐다.

'약식명령'은 벌금을 물릴 수 있는 비교적 경미한 사건에 한해 정식재판을 열지 않고 서류만 검토한 뒤 형벌을 정하는 처분이다.

법무부는 약식명령 사건 중 정식 재판 청구 남용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형사소송법상 '불이익변경' 금지 조항이 삭제되고, 벌금형 범위 내에서 형량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1일 밝혔다.

형사소송법 457조의 2항은 약식명령 사건 중 피고인이 정식 재판을 청구할 경우 기존의 약식명령 형량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불이익변경 금지 조항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조항은 도입 취지와는 달리 '밑져야 본전'식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법원 업무량이 폭주했다는 부작용이 뒤따랐다.

피고인들이 재판 청구를 통해 벌금 집행을 일단 회피하거나 불법적인 영업을 연장하는 수단으로 약식명령 불복을 악용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무허가 불법 영업으로 약식 명령이 선고됐음에도 영업정지 등 행정 처분을 늦추기 위해 정식 재판을 청구해서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2년2개월간 불법 영업을 지속한 경우 등이 사례로 조사됐다.

또 법무부에 따르면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이 도입된 지난 1997년 정식 재판 청구 비율은 전체 사건 대비 1.8%(약 1만4000건)이었으나, 지난 2016년에는 10%(약 6만7400건)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이를 통해 해당 조항이 법원의 재판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측면이 있고, 정식 재판 청구 남용을 제재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약식명령 사건에 대한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후 수정을 거쳐 이날 본회의서 통과됐다.

이 개정안은 정식 재판이 청구된 사건의 경우 벌금형 범위 내에서는 약식명령보다 형량이 무거워질 수 있도록 하고, 판결문에 그 이유를 적도록 했다. 다만, 벌금형을 징역형 등으로 바꾸는 '형종 변경'은 불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법원이 처리한 형사사건 중 27.3%가 약식명령 불복 정식재판 사건이었으며 이 중 96.9%가 기각됐다.

법무부는 "내년 1월7일부터 벌금형 집행유예가 시행되는 등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 청구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정식재판 청구권을 남용하는 일부 피고인에 대해 제재 수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정식 재판 청구를 남용하는 사례가 방지될 것이다"며 "진정 정식 재판이 필요한 사건은 더욱 충실한 심리가 보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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