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광역수사대, "18년前 주부 살인범 DNA로 검거"

서울청 김응희 경위 "미제사건 가슴에 품고 살아…범인 검거 후 겨우 피해자에 위로 연락" 김선일 기자l승인2016.11.2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자칫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수 있었던 '18년 전 주부 살인사건' 범인이 경찰의 끈질긴 수사에 의해 유전자(DNA) 대조로 결국 검거됐다.

▲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김응희 경위=서울청 제공.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년 전 주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강간살인 등)로 오모(44)씨를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21일 이같이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1998년 10월27일 오후 1시께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집주인 A(당시 34세·여)씨를 결박한 뒤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오씨는 범행 이후 A씨에게서 빼앗은 신용카드로 10차례 총 151만원을 빼가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서울도봉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한 경찰은 체액 등을 통해 혈액형(AB형)을 확인하고 현금인출기에 찍힌 사진을 확보하는 등 단서를 찾고 2년간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경찰은 결국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검거에 실패했다. 사건은 미제로 남았고, 범인은 죗값도 치르지 않은 채 그동안 자유로운 몸으로 지냈다.

당시 수사본부에 '막내 형사'로 참여했던 김응희 경위(당시 경장)가 최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전입해 이 사건을 재수사에 착수했고, 상황이 반전됐다.

김 경위는 이 사건이 피의자 얼굴 사진과 DNA, 혈액형 등 단서가 남아있는 미제사건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사건 당시와 달리 2010년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되는 등 수사 여건도 달라졌다.

강간살인의 공소시효는 원래 15년이지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DNA 등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시효를 10년 늘리도록 규정해 공소시효 문제도 지장을 받지 않았다.

경찰은 범인이 범행 당시 20대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1965∼1975년 사이 출생한 유사수법 전과자 8천명 중 피의자와 같은 혈액형인 125명을 추렸다.

다시 이들 125명의 얼굴과 현금인출기 사진을 대조해 오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하던 중, 오씨가 버린 물품에서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B 대조를 요청했다. 감정 결과는 '일치'였다.

경찰은 오씨 주거지인 경기 양주에서 잠복을 벌여 이달 18일 오씨를 검거했다. 범행일로부터 18년 22일째 되는 날이었다.

검거된 오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셋집을 얻으려고 생활정보지를 보고 방문했다가 충동적으로 범행했다"고 범행을 자백했다.

김 경위는 "발생 당시 어머니가 숨지는 모습을 10대 어린 딸이 고스란히 보고 이웃에게 구조요청을 한 사건이다"며 "딸은 11살, 아들은 10살이었는데 가슴이 정말 많이 아팠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형사라면 누구나 미제사건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가슴에 (사건을) 가지고 있었다"며 "창피해서 그동안 피해자 가족에게 연락을 못하다. 범인을 검거한 후에야 겨우 위로의 연락이라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씨를 상대로 여죄에 대해서도 추궁하고 있다. [영상=KBS1 보도 화면]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선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42-884 서울특별시 강북구 인수봉로 222-1 (경원빌딩 3층)  |  대표전화 : 02)6326-6112  |  팩스 : 02)6407-4117
상호(제호)명 : 시사투데이(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06  |  발행인 겸 대표이사 : 김중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중근
Copyright © 2007-2017 서울투데이 - 미래가 보이는 글로벌 시사종합 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sul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