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하야' 각계각층 시국선언 이어져ᆢ전통 지지기반 노년층까지 가세

'성난 민심' 대학생·교수·시민단체 곳곳서 시국선언 줄이어…노인들 "대한민국은 샤머니즘 국가 아니다" 김선일 기자l승인2016.11.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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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피의자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당혹감과 실망감에 젖어 분노한 각계각층 국민들이 박 대통령의 하야와 관련자 엄중문책 등을 외치는 시국선언 행렬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들이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규탄 이화인 시국선언문'을 외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국론을 들끓게 한 이래로 대학가와 노동계, 언론계, 종교계 등에서 연쇄적으로 시국선언을 했다.

인천대 교수 130명은 1일 '대통령의 하야가 침몰하는 민주주의를 구하는 길'이라는 시국선언문에서 "작금의 사태는 한 정권의 비리나 부패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박 대통령이 직접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동아대 교수 118명과 직원, 학생 등 2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 부민캠퍼스 앞에서 시국선언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대통령이 스스로 국가 권력 구조를 왜곡하며 상왕같은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락이 드러나는 현 시국에분개하고 허탈한 마음"이라며 박 대통령 하야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할 계획이다.

원광대 전·현직 교수 600여명도 이날 오후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

국민들은 사건의 심각성에 당혹하고 박 대통령의 요지부동에 분노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급기야는 박 대통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으로 여겨지던 보수 노년층까지 동참하기 시작했다.

국민 상당수가 박 대통령이 국가 대소사를 공직과 전혀 무관한 최씨와 그 측근들이 주무르도록 위임 또는 방조했다고 주장하면서 퇴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오전 노년유니온과 노후희망유니온 등 노인단체는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박 대통령 하야와 검찰 출석을 요구했다.

▲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제 불교단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노인들은 "대한민국은 샤머니즘 국가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라며 "국민에게 사과까지 해놓고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한 박근혜 대통령은 또 무엇을 숨기려고 하는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모든 의혹을 풀 열쇠는 박 대통령"이라면서 "박 대통령은 하루 빨리 물러나고, 검찰에 자진출두 해서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에서도 공동으로 시국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투쟁사업장 공통투쟁을 꾸려 이날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농성키로 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의 퇴진 요구가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며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도 앞장서겠다는 각오로 1일부터 정부청사 앞에서 시국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것은 국정농단, 부정비리 세력들에게 그 죄 값을 묻고 국가를 개조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받아 들여 사퇴하고, 사태를 방치한 내각 또한 모두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임기 중에 일어났던 대형 참사인 세월호 유가족들도 최순실 게이트 규탄 행렬에 동참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등은 오전 11시 광화문광장에서 "수사 권력을 쥐고 있는 박근혜 집권 세력이 그대로 있는 한 진실은 밝혀낼 수 없다. 현 국정파괴 사태가 세월호 참사와 연결돼 있다는 의혹이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대학가의 시국선언도 연일 지속되고 있다. 서울대와 연세대, 카이스트, 성균관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은 물론 전국 단위로도 대학가 시국선언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경희대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내 44개 단체는 시국선언에 1809명의 서명을 받고 오전 11시30분부터 서울캠퍼스 정문에서 청량리 광장까지 행진한다.

이들은 박 대통령 임기 아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사망했다는 의미로 상여를 들고 거리로 나설 예정이다.

경희대 학생들은 "박근혜와 최순실이 유린한 민주주의는 그들의 사유물이 아닌 국민의 주권"이라며 "박 대통령의 퇴진은 이번 사태에 대한 즉각적이고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도 시국선언을 통해 "언제부터 대한민국 검찰이 피의자의 건강상태를 배려하여 소환했나"라며 "지난 4년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박근혜인지, 국정을 쥐락펴락한 최순실 일가인지 모를 일"이라고 자조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훼손시킨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는 명명백백한 진상조사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권력을 사유화 하고 국민들을 우롱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고 했다.

▲ 지난달 26일 오후 종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를 위한 분노의 버스킹'에 참석한 청년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학 YMCA 전국연맹 등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가가 최순실 개인과 거미줄처럼 연루되어 있는 사적 집단에 농락당한 것을 지켜보며 할 말을 잃었다"며 "최순실과 박근혜 정권이 민주주의를 유린한 것도 모자라 그의 딸인 정유라의 행태는 우리 청년들의 가슴에 깊은 절망감을 남겼다"고 토로했다.

또 "박 대통령은 사전 녹화된 영상으로 황당한 변명만 했다"며 "이미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음이 밝혀진 이상 합당한 책임을 지고 퇴진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종교계에서도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불교단체 공동행동은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산하 교구들도 대전, 세종, 충남 등 전국 각지에서 시국선언을 했거나 예고했다.

재외국민들의 시국선언 행렬도 수위를 더해가고 있다.

재외동포 언론인들의 연합체인 재외동포언론인협회는 최순실 게이트를 '국격 파괴사태'로 보고 "전 세계 주류 언론이 쏟아내는 최순실 게이트 기사로 인한 수치심은 오롯이 한인 동포들의 몫"이라며 "이는 국가 위엄의 상실"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 국정농단, 규탄 재외동포' 명의로 된 시국선언에는 50개국에서 5000명 넘는 재외동포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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