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 아수라장 속 검찰 출석‥"죽을 죄 지었다" 재차 사죄

유상철 기자l승인2016.10.3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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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가운데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31일 "국민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죄의 뜻을 밝혔다.

▲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해 취재진을 포함한 수많은 인파 속에 묻혀 충격을 받은듯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제대로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장본인인 최씨는 이날 오후 3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포토라인에 섰지만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울먹이기만 했다.

최씨는 이날 조사실로 들어가면서 취재진에 흐느끼는 목소리로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는 표현으로 이렇게 용서를 구했다.

애초 법조계 안팎에서는 최씨가 검찰에 출석하면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공개 석상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베일에 싸여있던 최씨 실제 모습과 육성 자체가 큰 관심사였다.

취재진도 포토 라인을 설정하고 최씨가 이 라인에 서면 간략하게 질의응답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검찰 수사관들이 최씨를 호위하며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과 최씨에 대한 규탄 시위를 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엉기면서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을 포함한 수많은 인파 속에 묻힌 최씨는 충격을 받은듯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제대로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최씨는 울먹이면서 검찰 수사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검찰청사로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잠시 넘어지기도 했으나 수사관들의 부축을 받아 청사내로 별탈 없이 진입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씨를 상대로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운영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들에 대해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8부에서 최씨를 상대로 먼저 조사하게 될 것"이라며 "특수1부도 조사할 부분이 있지만 오늘 진행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검찰 조사는 ▲ 재단 불법 설립 및 기금 강제 모금 의혹 ▲ 개인회사를 통한 기금 횡령·유용 의혹 ▲ 청와대 문건 유출을 비롯한 국정농단 의혹 등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두 재단 설립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800억원대 기금 모금을 배후에서 기획·조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른바 '페이퍼컴퍼니'로 알려진 더블루K·비덱코리아 등 개인회사를 통해 거액의 기금을 빼돌리거나 개인적으로 썼다는 의혹도 있다.

안종범(57) 전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가 재단 설립과 기금 모금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하는 것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최씨는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인사 등 민감한 내용이 담긴 문서들을 발표 전 사전에 받아 본 사실이 확인되며 비선실세 당사자로 지목된 상태다.

최씨가 누구를 통해 관련 문건들을 받아왔는지, 해당 문건을 외부로 또 다시 유출시켰는지 등이 핵심 검찰 수사 대상이다.

또 설립 및 운영과정 전반에 걸쳐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미르·K스포츠 재단에 어느 정도 개입했으며, 그 과정에서 개인비리가 있었는지도 핵심 수사 포인트다. 검찰은 현재 두 재단의 실소유주가 최씨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르재단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16개 주요 그룹이 486억원, K스포츠 재단에는 19개 그룹이 288억원을 단기간 출연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인 상태다. 최씨는 이 재단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최씨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9월3일 독일로 출국해 모습을 감추는 등 도피 생활을 이었다.

또 최씨 모녀가 대주주인 독일 더블루케이 대표이사를 지난 20일 고영태씨에서 교포 변호사인 박모씨로 변경하는 등 검찰 수사에 앞서 증거를 인멸하는 정황도 드러난 상태다.

최씨는 전날 오전 영국 런던발 항공기 편으로 전격 귀국했다. 그는 입국 직후 변호인을 통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자 왔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검찰은 관련자들을 줄소환하고, 청와대를 비롯해 관련 기관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를 벌여왔다. 최씨의 최측근인 고영태씨를 비롯해 각종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재단 관계자들이 대부분 검찰에 잇따라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최씨의 검찰 출석이 예정된 이날 다시 한번 첨단범죄수사1부 검사 전원을 투입하는 등 특별수사본부의 덩치를 키웠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으로 꼽히는 정호성 부속비서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사실도 알렸다.

검찰은 사회적으로 메가톤급 파문을 일으킨 국정농단 의혹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조사하고 있으며,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최씨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씨가 심적으로 불안해 해서 극단적인 행위를 할 정황을 보이거나 구체적인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나면 곧바로 긴급체포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 수사가 청와대 인사들을 정조준할지도 최씨의 조사 내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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