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용호 영국 주재 北공사 한국 귀순‥가족과 함께 입국

1997년 북한 대사 미국 망명 후 최고위급 탈북…北체제 한계 인식 확산 유상철 기자l승인2016.08.1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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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제3국 망명을 신청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용호(55) 공사가 가족들과 함께 이달 초께 잠적한 후 최근 한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 BBC 방송의 망명 신청한 英주재 北외교관 선전담당 태용호 모습.(사진=연합뉴스TV)

통일부는 "태용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가족과 함께 최근 한국에 들어왔다"고 17일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태 공사가 부인, 자녀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했다"며 "이들은 현재 정부의 보호하에 있으며, 유관기관은 통상적 절차에 따라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서열 2위에 해당한다"며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에서 최고위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태 공사는 탈국 동기에 대해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그리고 대한민국 사회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7년 미국으로 망명한 장승길 주이집트 북한대사와의 서열 차이에 대해 "굳이 따진다면 차이가 있겠지만, 대사와 공사 다 외교관으로서는 최고위급이라 그런 표현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의 탈북에 대해 "북한의 핵심계층 사이에서 김정은 체제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북한 체제가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지배계층 내부 결속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브리핑룸에서 태용호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망명 및 국내 입국사실을 밝히고 있다.

다만 정 대변인은 제3국으로의 망명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태 공사 가족이 어떤 이유로 한국에 들어왔는지, 어떤 경로로 언제 들어왔는지, 자녀가 몇명인지 등에 대해서는 외교적 문제와 신변 보호 문제 등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태 공사 가족은 사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해 지난 4월에 집단탈북한 중국 북한식당 종업원들과 마찬가지로 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 가지 않고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보호센터)에 머물면서 망명 동기 등의 조사와 정착지원 교육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정 대변인은 "관계기관 조사를 거친 뒤 유관기관의 협의를 거쳐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될 것"이라며 "법령에 국정원장 보호 결정에 따라 다른 경로를 밟을 수 있게 돼 있다. 태 공사의 위치와 특수성 감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영국 BCC 등 주요 외신을 통해 태 공사의 실명이 언급되는 등 관련 보도가 이어졌음에도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으나, 이날 오후 갑작스럽게 긴급 브리핑을 열어 태 공사의 입국 사실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은 "이미 이들이 입국했고,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에 사실 확인 차원에서 밝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 공사는 최근 10년 동안 영국에서 지냈으며, 미래가 보장되는 엘리트 외교관의 길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한 외교관으로서 영국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일을 했으며, 특히 연설 등을 통해 "북한이 국민에게 교육, 주택, 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등 김정은 체제 선전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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