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청소' 팔순 할머니, 어린이재단에 장학금 5000만원 쾌척

막노동 등 후유증에 고생, 보훈처 지원비로 생활…"독립유공자 선친 유언" 이미영 기자l승인2016.06.1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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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이미영 기자]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37세부터 지금까지 가족 없이 홀로 지낸 팔순의 이도필(82) 할머니가 독립유공자 아버지(故 이찰수)의 유언에 따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전국후원 회장, 최불암)에 5000만원을 선뜻 쾌척한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 '좋은 나라에 살게 되면 꼭 불우이웃을 도와라'라는 독립유공자 아버지(고 이찰수)의 유언 따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전국후원 회장, 최불암)에 5천만 원을 기부한 이도필 할머니(만 82세).[사진=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생계를 위해 막노동, 식당일 등 안 해본 일이 없다는 할머니는 55세부터 15년간 해온 빌딩청소의 후유증으로 고령이 된 지금 팔다리가 쑤셔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현재는 10평 남짓한 전세 원룸에 거주하며 매달 국가보훈처로부터 받는 120만원의 생활비가 전부다.

할머니는 어린 시절 어려운 형편으로 50원 하던 한글책을 사지 못해 한글을 배우지 못했다. 못 배운 아쉬움에 아버지의 유언을 더해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이어나가기 힘든 아이들에게 1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아껴가며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오는 17일 할머니는 드디어 마지막 평생의 소원을 이루게 된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맞춰 만기된 적금 5000만원을 경남동부보훈지청을 통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해 한 아동당 250만원씩 총 20명의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게 된다.

이도필 할머니는 "공부 열심히 해서 꼭 나라에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말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다"면서 "죽기 전까지 5000만원을 더 모아 지원하는 게 다음 목표"라고 소회를 전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지역본부 김희석 본부장은 "자신도 어려운 여건인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지원하고자 일평생 모아온 소중한 자산을 장학금으로 전달하는 이도필 할머니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할머니의 선행이 나눔 문화 확산의 아름다운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장학금 전달식은 17일 오후 2시 경남지방합동청사 2층 대회의실에서 이도필 할머니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김희석 본부장, 경남동부보훈지청 노원근 지청장, 장학금 수혜아동 20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영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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