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투데이=이경재 기자]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인수해 소주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막강한 자본력과 전국 유통망을 갖춘 국내 1위 유통기업 이마트의 영토 확장은 앞서 롯데의 주류업 본격 진출처럼 전체 주류업계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이마트는 9일 "제주소주와 협의 결과 오늘 인수를 위한 가계약을 체결했다"며 "추가 협의 및 실사 등을 거쳐 최종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어 "청정 제주도 물을 이용한 제주소주를 경쟁력 있는 2차 산업모델로 키워 제주도와의 사업적 관계 및 상품 매입의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동시에 상품과 서비스에 한류 콘텐츠를 결합해 6차 산업 모델로 육성하고 '제주'를 상징하는 한류 상품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이마트가 진출한 국가 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 제휴를 맺고 있는 대형 유통채널과의 OEM등 대규모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형 유통기업이 유통망을 활용해 주류시장 진출한 사례는 롯데가 대표적이다.

롯데그룹은 과거 롯데아사히주류를 통해 스카치블루, 아사히맥주 등 수입 판매만 해오다 지난 2008년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두산주류를 인수, 2009년 롯데칠성음료의 자회사 롯데주류를 세워 주류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롯데주류는 2014년엔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맥주시장에 돌풍을 일으켰고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등 유통망을 활용해 처음처럼과 클라우드를 시장에 안착시켰다.

이마트도 이번 인수가 표면적으론 '향토기업 육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롯데와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이번 제주소주 인수로 와인과 수제맥주에 이어 소주까지 아우르는 종합 주류회사의 토대를 갖추게 됐다. 이마트는 계열사인 신세계L&B와 신세계푸드를 통해 와인유통과 수제맥주 제조사업을 하고 있다.

이마트는 와인 대중화에 앞장서며 지난달 국내 최대 규모 와인장터를 열고 1000여개 품목, 50여만병의 와인을 할인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신세계푸드의 수제맥주펍 '데블스토어'에서는 양조 설비를 마련해 17종의 맥주를 직접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한편 이마트가 인수할 제주소주는 2011년 자본금 25억원으로 설립된 주류업체로 2014년 '곱들락'(20.1도)과 '산도롱'(18도) 소주를 출시해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1억4000만원, 당기순손실은 32억원 규모다.

인수금액은 3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재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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