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이 '가짜 당뇨치료제' 팔아 38억 꿀꺽"

성분 알 수 없는 밀수한 원료 사용해 제조…시세보다 20배가량 폭리 김선일 기자l승인2016.05.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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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정확한 성분 분석이 안된 밀수한 원료를 사용해 제조된 불법의약품을 마치 순수 한약재로 만든 것처럼 당뇨치료제로 속여 무려 24배 비싸게 판매한 한의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 불법 제조된 가짜 한방 당뇨치료제.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불법의약품을 판매·유통한 한의사 3명과 이들의 의뢰를 받은 식품제조업자 2명 등 총 5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2005년부터 올해 1월까지 불법의약품 3399㎏을 만들어 환자 1만3000여명에게 팔아 38억원 상당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1개월분을 시중 약국(1만4500원)보다 최고 24배 이상 비싼 23~35만원에 판매했다.

강남구 소재 한의원 원장 A씨는 2005년 중국으로 건너가 당국의 수입허가 없이 7년간 15번에 걸쳐 의약품 원료 총 1050㎏을 불법 반입했다. 그는 환자별 처방전 없이 경동시장 내 제분소에서 불법의약품을 대량 제조했다.

A씨 한의원 탕전실에선 최대 3년 이상 지난 목통 등 사용기한이 지난 한약재 42종류와 약에 색을 내는 의약품, 식품에 사용이 금지된 숯가루 등이 발견됐다고 특사경은 전했다.

또 A씨는 이렇게 만든 불법의약품을 서대문구 소재 한의원 원장 B씨에게 공급했다. B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이 제품을 15~35만원에 팔면서 화학성분 분석보고서 날짜와 내용을 위조해 환자들을 속였다.

한편 대구시 소재 한의원 원장 C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한의사 D씨가 만든 불법의약품을 당뇨치료제로 유통하고 직접 제조까지 해오다 적발됐다. D씨는 2007년 숨졌다.

피의자들이 사용한 불법의약품에는 당뇨치료제 성분 일부가 포함됐으나 대부분 성분불상 원료였다.

이에 대해 당뇨 관련 전문의는 "당뇨병은 장기 치료가 필요하고 합병증 위험이 큰 질병"이라며 "성능이 입증되지 않은 치료제를 복용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면 심혈관 질환, 중풍, 망막질환 등 만성 합병증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사경은 이들이 약사법 등 관련법에 따라 최대 3년 이상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해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윤리적 책임이 있는 한의사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당뇨치료제를 불법으로 제조하고 고가에 판매한 것은 시민 건강과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며 "유사 사례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펼쳐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부정 식·의약품사범을 끝까지 추적·수사해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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