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명백한 표절' 논란‥"지적 맞다는 생각" 애매한 사과?

신경숙 '명백한 표절' 논란‥"지적 맞다는 생각" 애매한 사과? 이미영 기자l승인2015.06.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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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이미영 기자] '명백한 표절' 논란에 휩싸인 소설작가 신경숙(53·여) 씨가 뒤늦게 애매한 사과를 표명해 더욱 도마에 오른 가운데 다시 해명 인터뷰를 진행해 입장을 밝혔다.

▲ 신경숙(사진='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신씨는 지난 23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신씨는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앞서 신씨의 작품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됐다.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응준은 16일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를 통해 신씨의 단편소설 '전설'(1996)의 한 대목이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 '우국'(1983)의 일부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표절 의혹을 제기한 대목은 다음과 같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미시마 유키오)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신경숙)

이씨는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憂國)'에 대한 표절은, 한 소설가가 '어떤 특정분야의 전문지식'을 자신의 소설 속에서 설명하거나 표현하기 위해 '소설이 아닌 문건자료'의 내용을 '소설적 지문'이라든가 '등장인물들의 대화 속에서 활용하는 등'의 이른바 '소설화(小說化) 작업'의 결과가 절대 아니다"며 "프로작가로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작품 절도행위―표절'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 문학평론가 이명원(가운데) 경희대 교수가 23일 오후 한국작가회의와 문화연대 공동 주최로 열린 '신경숙 작가 표절 사태와 한국 문화권력의 현재' 주제의 긴급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한편, 문학평론가인 이명원 경희대 교수는 같은날 "소설가 신경숙의 1996년 작품 '전설'이 일본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에 대한 의식적이고 명백한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날 한국작가회의와 문화연대가 공동으로 서울 마포구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주최한 '최근의 표절 사태와 한국 문학권력의 현재' 긴급토론회 발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표절 의혹이 제기된 1999년작 '딸기밭' 표절 논란과 관련해서도 "작가적 기본윤리와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상당히 개탄할 만한 상황에 있음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창은 중앙대 교수는 '문학권력'에 관한 발제에서 "표절 사건으로 민낯을 드러낸 건 한국문학의 구조적 문제"라며 "출판상업주의로 인해 '창비'냐 '문학동네'냐 '문학과지성사'냐 등 출판사 소속이 작가의 정체성이 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한국의 대형출판사들이 연합해 '한국 대표작가'를 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신경숙 신화'의 실체"라며 "문학은 대표적 상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학적 상징이 향유되는 감성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온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표절 사건 이면에 "비평의 무기력, 비평의 위기와 무능의 상황이 자리한다"며 "담론을 담당하는 비평가의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며, 이번 사건은 한국문학의 존재조건을 바꿔 놓은 문학사적 사건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사실상 인정하고 사과하자 해당 작품이 실린 단행본 '감자 먹는 사람들'을 낸 출판사 창비는 책 출고를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염종선 창비 편집이사는 "문제가 된 '전설'을 '감자 먹는 사람들'에서 빼겠다는 신 씨의 발언을 존중한다"며 "오늘부터 이 책 출고를 정지하고, 이미 유통된 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씨는 이날 공개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과하고 "출판사와 상의해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고 밝혔다.

'감자 먹는 사람들'은 1996년 창비에서 낸 신씨의 작품집 '오래전 집을 떠날 때'의 제목을 바꿔 2005년 재출간한 책으로 '전설'을 포함해 중·단편 8편을 실었다.

'명백한 표절' 신씨 소식에 네티즌들은 "명백한 표절 신경숙, 창피하다" "명백한 표절 신경숙, 읽은거 아니야?" "명백한 표절 신경숙, 점점 기억력이 안좋아 지시는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미영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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