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메르스 사태, 정부는 국가 위기 관리능력 발휘하라"

서울투데이 기자l승인20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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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편집부 정리]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인 이른바 '메르스(MERS)'로 인해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당초 파급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발표됐던 상황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빠른 속도로 전파되면서 이로 인해 보건당국의 '초기 대응 실패'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본지 서울투데이 발행인 겸 대표이사 김중근 회장

지난달 30일 129명이던 격리 인원이 3일 1000명을 넘어서며 이로 인해 3명이 사망했다. 최초 발병자는 지난달 4곳의 병원에 다녔으나 '중동지역 방문'을 놓치고, 보건소에서는 대학병원에 가보라고 방역당국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네 번째 확진 환자는 스스로 격리조치를 요청했음에도 질병관리본부는 거부했다.

해당 관계기관인 질병관리본부는 홈페이지에 조차 메르스에 대한 분명한 대처방법이나 처방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메르스 의심 증상 때문에 전화문의를 해도 일목요연한 가이드 조차도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태로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 보라'는 것이 마지막 들을 수 있는 대답이 전부인 상태다.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대부분의 환자가 첫 환자와 접촉한 2차 감염자여서 전염을 우려한 병원 인근의 학교는 일제히 휴업에 들어가는 등 국민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더구나 메르스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하고,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간 남성이 메르스 감염자로 확진을 받으면서 국제적인 문제로까지 번지는 사태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 대만 일부에서는 한국 관광여행을 취소하는 등 우리나라 관광산업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후폭풍에 시달린 정부는 국가 위기 대응에 보다 효과적이고 신속한 대처를 위해 대대적인 정부조직 개편을 예고하면서 다소 긴장하는 듯 심기일전을 외쳤지만, 이번 메르스 사태를 맞아 정부 관계기관 어느 곳도 제대로 가동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우왕좌왕 하는 동안 국민들은 기대했던 만큼 실망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시시때때로 겪으면서 이미 충분한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할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 각종 사회적 문제로 부터 정부가 온전하게 집행하는 국민들의 안전장치는 현실적으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당할 만큼 당해야 겨우 수습되는 형국이다는 것이 국민들이 성토하는 목소리다.

각종 바이러스나 환경적 재난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조짐은 이미 여러 곳에서 예견된 지 오랜 일임에도 정부와 정치권은 한가롭게도 밥그릇 싸움으로만 일관하면서 번번히 아까운 세월을 낭비하고 있다. 그러다 이번 메르스 사태만 해도 그동안 의료 강국을 자처해온 우리나라가 방역에서부터 후진국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지역적인 풍토와 자연 환경적 요인이 다르다고 하지만 국가가 위기를 인식하는 타임과 대처 능력을 비교할 때 미국의 경우 지난해 5월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지만 신속한 초기 대응으로 환자 수를 2명으로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빠르게 환자의 여행력(曆)을 파악해 격리 조치시킨 결과다.

점입가경이 아닐 수 없는 것은 예상치 못한 갑작스런 메르스 확산 조짐에 정부 관계당국이 안일한 늑장 대응으로 일관하는 동안 메르스 발병지역과 감염 경로 등에 대해 명확한 정부 차원의 정보가 없는 시민들이 급기야 불안감과 궁금증을 풀려는 상황에서 갖가지 개인적 정보들을 쏟아내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30일 '메르스 관련 괴담이나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자를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색출에 나섰다. 하지만 오히려 이같은 대응은 불안감에 떨던 국민들로부터 정부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우는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에 심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불안에 떠는 국민들이 다급한 심정으로 메르스에 대한 불분명한 정보들을 쏟아내는 것이라면 그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해야 하는 것이 정부나 정치권, 관계당국에서 취해야 하는 적절한 해법이라는 것을 꼭 되풀어 설명이 필요한 일은 아닐 것이다.

전염력 강한 질병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도 국가 위기관리 능력 중의 중요한 하나일 것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지체할 여유 없이 민관합동 대책반을 적극 가동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와 관계당국은 물론 의료진들이 접촉자 확인과 의심자 관리 실패, 당국·의료기관 간 엇박자 공조 등 미진했던 부분을 이제라도 철저히 재점검해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100% 방역은 가능하지 않겠지만, 보건 당국은 현장 실무자들까지 일사분란한 움직임으로 이번 메리스 사태를 국가 위기 관리능력을 발휘한다는 심정으로 총체적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미 상벌제도가 엄중하다는 정부 정책에 따라 지금과 같은 국가 위기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공과를 엄격하게 구별해 수훈자에게는 포상을, 그 책임자에게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을 게기로 보건 및 의료 관련 기관들은 방역이나 전염병 의심환자에 대한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서울투데이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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