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가수 진성 '안동역에서', 나훈아 '흰구름' 표절 시비

홍정인 기자l승인2014.12.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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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홍정인 기자] 트로트가수 진성(본명 진성철·54)의 '안동역에서'가 발표 6년 만에 때 늦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표절 시비에 휘말려 결과에 주목된다.

▲ 가수 진성.(자료사진)

원로 가요 작곡가 정풍송 씨는 '안동역에서'가 자신이 작사·작곡한 나훈아의 '흰구름'을 표절했다면서 18일 서울남부지법에 '안동역에서' 작곡가 최강산 씨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정씨는 솟장에서 "'안동역에서'는 '흰구름'의 모티브를 포함한 맨 앞의 네 소절을 100% 그대로 도용한 것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대부분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두 곡 맨 앞 '미라시도~ 레도시라~' 부분의 모티브를 포함한 4소절이 완벽하게 똑같다"면서 "과거 표절 심의 규정에는 4분의 4박자에서 모티브 2소절만 같아도 표절로 규정했는데 모티브를 포함한 4소절이 똑같다는 것은 확실한 표절행위"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처음 시작되는 모티브부터 브리지 부분 20소절까지를 보면 15소절이 같고 5소절만 다르다"면서 "처음부터 의도적인 표절의지가 없으면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모티브는 동기를 일컫는다. 즉 어떤 곡을 완성시키는 배경이 되는 2마디를 뜻한다.

정씨는 손해배상 청구액에 대해서는 "최씨가 '안동역에서'의 작곡으로 1억원 정도의 수입을 올렸을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수입액의 절반인 5000만원과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5000만원의 지급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공동작곡가로 명기해줄 것도 요구했다. 그는 지난 3월께 TV에서 진성이 '안동역에서'를 부르는 것을 보고 이 곡을 인지했다고 했다.

하지만 작곡가 최씨는 표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 언론과 통화에서 "(정씨가) '흰구름'의 멜로디 라인이 독창적이라고 주장하는데 일본에도 비슷한 멜로디라인으로 구성된 곡이 있다"고 반박했다. "부르는 멜로디도 차이가 난다. 앞서 (정씨를) 만나서도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악보를 법원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동역에서'는 지난 2008년 발표됐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작사가 김병걸 씨가 '안동사랑 모음집'이란 CD를 제작하면서 알고 지내던 진성에게 이 곡을 줬다.

영상사이트 유튜브에서 입소문을 타던 이 곡은 지난 6월 MBC 케이블 음악채널 'MBC 뮤직'의 트로트 프로그램 '가요시대'가 당시 신설한 '트로트 차트 핫 20'의 첫 1위곡이 되면서 주목 받았다. 지난달 MBC 트로트 시상식인 '가요베스트'에서 '올해의 노래상'을 받기도 했다.

'흰구름'은 나훈아가 1985년 발표한 독집 앨범 타이틀곡이다. 작사가로 등재된 이름 '정욱'은 정풍송 씨가 작사가로 나설 때 사용하는 필명이다.

이후 하춘화, 금잔디 등이 다시 부르기도 했다. 정씨는 이밖에 조용필의 '허공', 한혜진의 '갈색추억' 등 1980~90년대를 풍미한 곡들을 만들었다.

그동안 한국 법정이 표절로 판정해 배상 판례가 난 곡은 2006년 래퍼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가 유일하다.

작곡가 김모 씨가 작곡한 이 노래는 작곡가 강현민 씨가 만든 곡인 모던록 그룹 '더더'의 '이츠 유'를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강씨에게 위자료 1000만원과 저작권료 2000만원을 배상했다.

가요계에 끊임없이 표절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대부분 논란이 벌어지다 미결 상태로 흐지부지된다. 음악 저작물 표절은 '친고죄' 영역이어서 원저작자가 법원에 고소할 경우에만 표절시비를 가릴 수 있는데 소송절차가 오래 걸리고 승소하더라도 배상액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1999년 공연법 개정 이전에는 공연윤리위원회가 사전 음반 심의 때 표절을 심의했다. 당시 2소절(8마디) 이상 음악적인 패턴이 동일하면 표절로 인정한다는 기준법이 있었으나 공연윤리위원회가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로 대체되면서 이 제도는 사라졌다.

홍정인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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