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해산심판 2차 변론‥정당해산제도 등 공방

정부 "사전예방적 성격" vs 진보당 "구체적 위험 있어야" 한명준 기자l승인2014.02.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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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한명준 기자]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 1심 선고 후 처음으로 열린 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변론기일에서 양측 참고인들은 정당해산심판제도와 진보당 강령의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여부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북촌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2차 변론기일에서는 양측이 각각 참고인으로 추천한 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정부측)와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진보당측)이 정당해산심판제도에 대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정부측)와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진보당측)가 진보당 강령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지에 대해 진술했다.

양측 참고인들은 우선 정당해산심판의 청구가 사전예방적 성격에서 이뤄져야 하는지, 아니면 구체적으로 위험이 초래될 때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지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김 교수는 "정당해산 심판 제도는 위헌정당으로부터 사전에 위험을 차단하려는 사전예방적인 헌법수호제도"라며 "헌법질서에 위배되는 정당을 사전에 차단해 그 정당으로 인해 파생되는 헌법의 파괴적 행위 등으로부터 방어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 교수는 "정당해산심판청구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가동시기를 좀 늦춰야 한다"며 "그 시점은 반민주적 목적을 가진 정당의 활동으로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에 구체적 위험이 초래되는 때"라고 설명했다.

송 교수도 "문제가 있으면 법에 의해 제재할 수 있고 (정당해산심판 청구는)도저히 안 되는 경우, 구체적 위험이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인들은 정당의 목적이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위배돼야 청구가 가능한지, 아니면 목적이 은폐됐더라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공방을 이어나갔다.

김 교수는 "정당해산 심판 제도의 해산 요건 중 정당의 목적과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목적 자체가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돼야 한다"며 "진보당의 강령이나 당헌, 당규 등을 통해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느냐가 심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이어 "현실적으로 어떠한 정당도 누가 봐도 구체적으로 명백하게 위헌인 것으로 강령 등을 제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은폐된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아무런 위험이 없는데 정당의 목적이 위헌이라고 해서 강제력을 동원해 해산하는 것은 법치국가의 필요성과 비례원칙과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용호 재판관은 "명시적으로 폭력행사 등의 취지를 담은 강령과 당헌을 내세울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정당의 숨은 목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고 물었고, 정 교수는 "은폐된 목적이 정당의 기본노선 내지 목적 중 하나라고 인정을 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장 교수는 이정미 재판관이 "정당의 목적만으로 해산청구가 가능한가"라고 묻자 "목적만 갖고도 해산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를 확인하려면 활동 등을 통해 확실히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이수 재판관의 "진보당 강령상 진보적 민주주의도 사회주의를 다른 이름으로 대체한 것인지 볼 여지가 있다"는 질문에 "진보당 전체적 흐름을 보면 공산주의라기 보단 넓은 의미에서 일단 사회주의적 색채 갖고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다만 선을 넘은 것이냐 아니냐는 확인돼야 할 부분"라고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이석기 의원의 1심 선고와 관련, 진보당 측 김태호 교수는 "적기가를 불러도 처벌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이 존재한다"며 "일부 당원들이 일탈을 꿈꿨을지 몰라도 당 전체가 이를 추구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위법행위를 한 개인을 처벌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음 기일은 내달 1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 때엔 양측이 각각 참고인으로 추천한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정부측)과 정창현 국민대 교양과정학부 교수(진보당측)가 진보당 강령의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여부에 대해 진술할 계획이다.

한명준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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