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시대 변화에도 불구 '근무조건' 그대로

한명준 기자l승인2013.12.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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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한명준 기자]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국 집배원 노동자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64.6시간이나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말이 될수록 바빠지는 직업 가운데 하나는 집배원이었다.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들을 보내며 안부를 묻던 때의 얘기다.

요즘 편지나 카드는 찾아보기 어렵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e-메일이나 SNS 메신저 등을 통해 크리스마스와 연말 인사를 간편하게 주고받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운동연구소가 지난 1일 발표한 '집배원노동자의 노동재해·직업병 실태 및 건강원 확보방안'을 보면 일 년 중 5개월가량을 하루에 13~15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나머지 31주도 평균 10시간을 일하고 있다.

강원 우정청 관계자는 "통상 9시 출근에 6시 퇴근이지만, 시기에 따라 일찍 출근하기도 하고 늦게 퇴근하기도 한다"며 "주 5일제가 기본이지만, 토요일 택배근무를 돌아가며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차에 따라 다르지만, 비정규직을 거쳐 정규직이 돼도 1년 차 집배원의 기본급은 150만원에 불과하다. 시간 외 수당까지 합치면 한 달에 180∼200만원 정도를 받는다.

근무조건은 열악하다. 물량과 시기에 따라 업무량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로 인한 뇌심혈관계질환 등 재해 발생 위험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 움직임이 많은 직업 특성상 절반에 가까운 집배원들은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하는 근골격계질환을 앓고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 사고위험도 높다.

우편물이 줄었음에도 과도한 업무량에 재해율이 높아지는 이유는 인력 부족을 들 수 있다.

강원도는 168만7459㎡의 면적에 154만3555명이 살고 있다. 인구지형이 험난하고 넓은데다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우편물 배달에 어려움이 많다.

전국 1만8300여명의 집배원 가운데 760여명이 배정됐고 17개 시·도로 나누면 평균 1000명이 넘어야 하지만 평균 이하다.

춘천은 11만1664㎡의 면적에 약 27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집배원 수는 99명이다. 한 사람당 약 2700명의 우편물을 담당하는 셈이다.

춘천시의 한 집배원은 "모든 집배원이 다 힘든 것 아니냐"면서도 "눈이 내리면 길이 미끄러워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안전행정부는 지난 13일 '행복 배달 빨간 자전거'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동네 사정에 밝은 집배원들에게 우편물을 배달하며 홀몸노인이나 장애인들의 상태를 보고하라는 것이다. 주민 복지 정책에 앞장서자는 의미로 기획된 사업이지만, 집배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집배원들은 "당장 내년 1월1일 시행될 도로명 주소를 익히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이라며 "정작 집배원들의 복지는 안중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명준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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