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시민단체, 서울광장서 '국정원 규탄' 대규모 촛불집회 개최

한명준 기자l승인2013.08.10 09:00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서울투데이=한명준 기자] 진보 성향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국회의'(시국회의)는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국가정보원 정치·선거 개입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렸다.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국회의 주최로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제6차 국민촛불대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국회의 주최로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제6차 국민촛불대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7시 주최측 추산 3만명, 경찰 추산 2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6차 범국민 촛불문화제'를 열고 관련 의혹에 대한 철저한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시국회의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권영세 주중 대사 등에 대한 국정조사 증인 채택을 촉구했다.

또 국정원장과 경찰이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과 국정원 개혁 등을 요구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관계자들도 앞서 같은 장소에서 오후 5시30분부터 열린 '국정원 개혁촉구 2차 국민보고대회'를 마치고 당원들과 함께 촛불 집회에 합류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천호선 정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우리의 요구는 분명하다"며 "국정원 대선개입 등 국기문란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성역없는 엄중한 처벌,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는 동안 침묵하는 박 대통령의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남 원장은 며칠 전 국정조사에서 정치 공작에 대해 '대북심리전의 일환'이라고 말했다"며 "국가 정보 기관이 자기 나라 국민을 상대로 심리전을 벌인 것이고,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 공작한 것을 정상적인 업무라고 우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경찰은 경찰 다워야 한다. 사냥개처럼 범죄 혐의를 쫓아가서 진돗개처럼 꽉 물어야 하지만 지난 겨울에는 범죄 혐의를 포착하고도 그러질 못했다"며 "증거 인멸에 도움을 주고 증거를 발견했음에도 증거가 없다고 거짓말도 했다"고 강조했다.

촛불집회에는 참여연대를 비롯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한국진보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 YMCA 전국연맹, 천주교인권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284개 단체가 참여했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원세훈, 김용판 출석하라', '김무성 권영세 출석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국정원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집회 도중 수만 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제히 파도타기를 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10일 서울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촉구 제 2차 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열흘째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10일 서울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촉구 제 2차 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열흘째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서울광장은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로 인도까지 가득 찼고 남쪽 프라자 호텔 방향은 1개 차로까지 집회 참석자들이 차지했다. 정치권 인사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 외에도 가족 단위로 나온 일반 시민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딸과 함께 촛불집회에 나온 박광한(58·서울 개포동)씨는 "김무성 의원이 입김이 얼마나 센 사람인데 당당하면 한 마디 못하겠냐. 기가 죽어서 아무 말도 못 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민주주의가 유린당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할 때까지 촛불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혜람(22·경기 용인시)씨는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다. 민주주의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다시 예전과 같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부산, 대전, 대구, 울산 등에서도 동시에 열렸다.

한편, 보수 단체들도 이날 오후 7시 서울 중구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맞불집회 성격의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4차 국민대회'를 열었다.

한국자유총연맹, 대한민국재향경우회, 북한민주화위원회 등 3개 단체에서 주최측 추산 5000명, 경찰 추산 1500명이 집회에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국가 최고정보기관을 무력화시키는 일체의 음모를 중단하고 '사초 증발' 관련자를 전원 색출해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은 "시청 광장에 좌파들이 있는데 시청 광장에서는 우리가 (집회를) 해야 한다"며 "난 이명박 대통령이 참 원망스럽다. 이 대통령이 좌파를 키워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장관은 "핵무기보다 무서운 것이 내부의 적이고 내부의 적을 감시하는 곳은 국정원"이라며 "저들은 국정원을 무력화시키고 북한을 위한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은 무교로를 사이에 두고 정반대의 주장을 내놓으며 9시30분께까지 집회를 진행하고 자진 해산했다.

경찰은 서울광장 인근에 80개 중대 48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충돌 사태에 대비했다.

집회가 끝난 뒤 귀가하던 참가자들이 무교로 주변에서 상대편에게 야유를 보내고 물병을 던지는 등 마찰도 빚어졌지만 경찰이 즉시 개입해 큰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한명준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명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제호)명 : 시사투데이(주) - 서울투데이  |  회사설립일 : 2003. 11. 20  |  사업자등록번호 : 107-86-42867
주 소 : (우)01044 서울특별시 강북구 삼양로 522 (서울투데이 2층)  |  대표전화 : 02-6326-6112  |  팩스 : 02-6407-4117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8-서울강북-0396
발행인 겸 대표이사 : 김중근 | 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0506  |  등록일자 : 2008. 02. 04  |  발행일자 : 2008. 02. 0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중근
서울투데이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보호법에 따라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Copyright © 2007-2023 서울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sul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