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민이 지키는 '여성안전마을' 14곳 조성

한명준 기자l승인2013.04.24 09:00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서울투데이=한명준 기자] 올해 중구에선 초등·중학교 2개교를 '가정폭력 제로 스쿨'로 지정, 가정폭력 발생 시 가장 먼저 알아챌 수 있는 자녀들 대상으로 가정폭력 예방교육, 신고방법 및 대처방안에 대해 교육을 실시해 학교를 기점으로 한 가정폭력 없는 마을 만들기를 시작한다.

또, 금천구에선 낙후된 지역의 좁은 골목길에 돌보는 어른 없이 여자 아이들이 놀고 있는 등 방치돼 있어 성폭력 발생 위험이 높다는 점을 착안해 여성 독거 어르신들이 낮 시간동안 골목을 다니며 아이들을 돌보아주고, 골목을 감시할 수 있도록 '안심이 할머니'를 위촉·운영한다.

서울시는 올해 이러한 내용으로 종로구 등 14개구에서 추진되는 '여성폭력 없는 안전마을'(이하 여성안전마을)을 지자체 최초로 시범운영하고, 올해 구축된 모델을 기반으로 2014년 전 자치구로 확대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월 '여성안전마을' 운영단체 공모를 통해 총 20개구 27개 단체가 신청접수 됐으며, 시는 그 중 성폭력·가정폭력 전문가, 마을공동체 외부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한 '선정 심사위원회'를 통해 여성안전이 취약한 14개 지역을 우선 선정했다.

'여성안전마을'은 갈수록 증가하는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등 여성폭력 문제에 대해 마을 단위의 주민, NGO, 마을 내 경찰, 구청 등이 네트워크를 구성, 주민들이 직접 파수꾼이 돼 여성들이 안전한 마을을 조성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CCTV 설치, 가로등 개선과 같은 외적인 환경개선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을 내 가정폭력, 성폭력 등 여성폭력에 대해서는 공공의 노력만이 아닌 전 사회적인 관심과 협조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아래 '여성안전마을'을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2012년도 서울시 성폭력 발생건수는 6,064건(1일 평균 16.6건)으로 5년 전에 비해 61.5%나 증가했으며(서울지방경찰청, 2013.1), 다중이용시설 외 주거지역, 골목길 등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을 순찰, 방범 등 외부 지원만으로 방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또한, 가정폭력 역시 부부간 폭력률이 53.8%(여성가족부, 2010.12)에 달하지만 가정폭력 피해자의 8.3%만이 경찰에 신고할 뿐 대부분 가정폭력에 대해 무관심하고 ‘남의 일’ 로 치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추진되는 '여성안전마을' 14곳은 각각 600~800만원씩 총 1억 원이 지원되며, 각 지역에서 제시한 지역별 특성에 맞춘 여성안전마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여성안전마을’은 가정폭력 제로 스쿨, 신고체계 구축 등 '가정폭력 없는 안전마을' 2곳과 주민 참여 마을 순찰, 캠페인 등 '성폭력·성매매 없는 안전마을' 12곳으로 조성된다.

1. 가정폭력 제로 스쿨, 신고체계 구축 등 ‘가정폭력 없는 안전마을’ 조성

우선 '가정폭력 없는 안전마을'은 은평구(한국여성의전화)와 중구(한국가정법률상담소 가정폭력상담소) 2곳에서 추진된다.

'가정폭력 없는 안전마을'은 마을 내 가정폭력 문제를 '집안 일', '남의 집 일' 이라고 인식하는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폭력'임을 알리고, 소통·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가정폭력을 예방하는 마을이다.

은평구 '한국여성의 전화'는 마을 주민, 지구대, 교회, 구청, NGO 등이 네트워크를 구성해 주민 누구나 주변의 폭력을 쉽게 알아채고, 또 피해 여성은 어디에나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가정폭력 없는 움직이는 마을’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은평구는 가정폭력을 예방하고 신고·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각 기관이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중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가정폭력상담소'는 지역 내 초·중학교 2개교를 '가정폭력 제로 스쿨' 로 지정하고, 가정폭력을 가장 빨리 알아채는 자녀들을 대상으로 가정폭력 예방교육, 신고방법 및 대처방안에 대해 교육, 이를 통해 학교를 기점으로 한 가정폭력 없는 마을을 조성하고자 한다.

특히 교사, 학부모, 주민대상 교육을 통해 가정폭력을 조기발견하고, 상담연계, 사후관리를 통해 '가정폭력 제로 스쿨' 을 모델화 할 계획으로, 시는 올해 시범운영을 통해 이를 전 자치구로 확산·보급할 계획이다.

2. 주민 참여 마을 순찰, 골목지킴이 등 '성폭력 없는 안전마을' 조성

'성폭력 없는 안전마을'은 동작구, 마포구, 종로구 등 총 12곳에서 추진된다.

'성폭력 없는 안전마을'은 마을 주민이 직접 '마을살피미'가 되어 마을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환경개선 및 마을 순찰, 골목지킴이 등을 통해 성폭력을 예방하는 마을이다.

동작구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은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동네한바퀴' 활동가 교육을 통해 마을 활동가를 육성하고, 3인 1조로 구성된 '동네한바퀴 마을 순찰대'를 통해 마을 주민의 힘으로 안전마을 만들기를 추진한다.

이는 여성폭력이 대부분 아는 사람, 일상관계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착안해 서로 아는 사람이 많아짐으로써 이웃이 이웃을 지키는 '사람을 통한 마을 안전망'을 구축해 나간다는 취지다.

마포구의 '합정동 여성·아동지역연대'도 마을 지역 주민들의 주 1회 정기적인 순찰과 월 1회 지구대, NGO 등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순찰을 통해 마을 구석구석을 살피고, 마을 주민들이 파수꾼이 되어 마을을 실시간 감시하는 등 성폭력을 예방할 수 있도록 운영하게 된다.

금천구 숲지기강지기의 '암탉우는마을' 사업은 여성 독거 어르신들을 '안심이 할머니'로 위촉해 낮 시간동안 골목을 다니며 아이들을 돌보아주고, 골목을 감시하는 여성 안전마을을 운영한다.

이 외에도 월 1회 마을중앙에 '암탉광장'을 조성해 마을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마을장터도 연다.

서대문구 탁틴내일의 '골목지킴이 사업'은 지역 내 오래된 연립주택이 많고 낙후된 골목길이 많다는 점을 착안,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마을 살피미'가 되어 위험한 지역(쓰레기 더미지역, 외진 곳 등)을 구청과 함께 개선하며, '1가족 1벽화 그리기'를 통해 낙후된 골목길을 밝고 안정감 있게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내 상업연합회와의 협조를 통해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골목길의 작은 슈퍼 등을 연계해 위기 상황 발생 시 대피하고 신고할 수 있는 '위기전달 체계망'을 구축해 성폭력을 예방한다.

3. 여성 1인가구, 유흥업소 밀집지역 등 지역적 특성을 살린 여성 안전마을 조성

특히 '성폭력 없는 안전마을' 중 관악구, 중랑구, 강동구 3개 지역은 여성1인가구 밀집지역이나 유흥업소 밀집지역 등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한 여성안전마을로 구성·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관악구 이레성폭력상담소에서는 신림역, 서울대입구역을 중심으로 1인 여성가구가 밀집해있다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지하철역 주변을 ‘BLUE Zone’으로 지정해 안전한 퇴근길임을 알리는 표지판과 벽화 등을 조성한다.

또한 인근 3개 지구대와 편의점 등 안전지킴이 상가의 협조를 통해 지하철역에서 1인 가구 밀집지역까지 여성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여성안심 귀가코스’를 운영한다.

‘여성안심 귀가코스’는 위급 상황 발생 시 귀가 길을 따라 입점하고 있는 24시간 편의점 등 안심지킴이 상가로 지정된 곳으로 즉시 대피해 도움을 구하거나 즉각 신고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이를 위해 지킴이 상가는 사전 교육을 통해 위기 상황 대처법 등을 알린다.

중랑구 '초록상상'은 다가구 주택 등 거주 지역 주변에 게임방, 주점 등 유흥업소가 많아 10대 가출 청소녀가 늘어나는 등 여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구청·복지관·건강가정지원센터 등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캠페인을 실시한다.

또한, 마을 주민들을 '젠더 감수성 강사'로 양성하고, 중랑구민 1천명을 대상으로 여성폭력 예방 캠페인을 상시적으로 진행하는 등 마을 주민들의 '폭력'에 대한 감수성을 높여 여성폭력을 예방하고자 한다.

강동구 '소냐의 집'에서는 성매매 집결지와 유흥업소들이 유치원, 도서관 등 아동들의 통학로에 인접해 있어 아동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역적 특색에 맞춰 지역아동센터와의 연계를 통한 여성폭력 예방인형극 등 아동 눈높이에 맞춘 여성폭력 예방교육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주민, 성문화센터, 상담소, 건강가정지원센터 등 여성 전문가 풀을 형성해 마을 내 발생한 여성폭력 문제에 대해 연합공동체를 통한 즉각적이고 통합적인 지원 시스템도 구축한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여성안전마을 시범사업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여성폭력에 대해 인지하고, 여성들이 주체적인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서울시가 여성이 안전한 마을을 조성하는데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올해 처음으로 추진되는 여성안전마을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변화 의지로 진행되는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외부적인 환경개선 효과보다 더 큰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명준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명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제호)명 : 시사투데이(주) - 서울투데이  |  회사설립일 : 2003. 11. 20  |  사업자등록번호 : 107-86-42867
주 소 : (우)01044 서울특별시 강북구 삼양로 522 (서울투데이 2층)  |  대표전화 : 02-6326-6112  |  팩스 : 02-6407-4117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8-서울강북-0396
발행인 겸 대표이사 : 김중근 | 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0506  |  등록일자 : 2008. 02. 04  |  발행일자 : 2008. 02. 0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중근
서울투데이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보호법에 따라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Copyright © 2007-2022 서울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sul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