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기 오류 '대선 재검표' 논란‥민주당, 진퇴양난

유상철l승인2013.01.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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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지난 대통령선거의 재검표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석현 의원 등 일부 의원들까지 재검표를 주장하자 민주통합당에서는 당혹해 하면서도 진퇴양난에 처했다.

 선거소송인단 모임 회원들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18대 대선 선거무효 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소송인단 모임은 18대 대선 개표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박근혜 당선인의 당선 및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 선거소송인단 모임 회원들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18대 대선 선거무효 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소송인단 모임은 18대 대선 개표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박근혜 당선인의 당선 및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섣불리 재검표 주장에 공조하고 나설 경우 실제로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거센 역풍을 맞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석현 의원은 이날 오전 고위정책회의에서 "전자개표기로도 불리는 투표분리기는 개표 당시 더러 오류가 발생했다"며 "1번 후보의 100장 묶음 속에 2번 후보의 표가 섞여 있는 것을 참관인이 우연히 발견하고 시정한 곳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이 끝난 이후 인터넷 등에서 제기돼온 재검표 논란을 표면화한 것이다.

이 의원은 "물론 재검표를 요구하려면 당선무효소송을 내야 하기 때문에 당에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계의 오작동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수개표를 안 하고 넘어가는 것은 두고두고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한문과 당사에서 소리치는 민주시민의 소리에 언제까지나 귀 막고 있을 수는 없다. 초상집에서 이웃사람들이 서럽게 우는데 정작 상주가 울지 않으면 뒷말이 없겠느냐"며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한나라당이 요구해서 재검표를 했듯이 재검표 청원에 대해서 이제는 우리가 응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인터넷과 SNS에서는 최근 전자개표기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과 함께 수개표를 요구하는 서명운동까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민주당에는 일부 지역구의 자동개표기 오류 사례에 관한 제보가 속속 답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의원의 발언 이후 "이 의원의 수개표 관련 발언은 당의 공식입장이 아닌 개인의견"이라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이처럼 민주당이 긴급 진화에 나선 것은 이 의원의 발언이 현재로서는 당의 방침과 엇갈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아직까지 수개표 요구를 공식화한 적은 없는 상황이다.

그간 박기춘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는 개표 오류에 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일단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수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같이 '조용한' 접근방법을 택한 것은 문재인 전 후보마저 대선 직후 투표결과에 승복하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당이 전면에 나서서 선거결과를 부정하는 것을 놓고 부담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검표 실시가 현 상황에서 그리 효과적인 카드가 아니라는 실리적인 이유도 민주당 지도부가 신중하게 접근방식을 택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당선인과 문재인 전 대선후보간 표차가 108만표 차까지 벌어진 만큼 재검표를 하더라도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일부 선거구에서 발생한 개표 오류가 모든 선거구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 역시 민주당의 운신 폭을 좁히고 있다.

과거 재검표 사례 역시 민주당이 섣불리 강한 주장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에서 패한 뒤 대법원에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재검표 결과 당락에 영향을 끼칠 만한 오류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한나라당은 소송을 취하하고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새누리당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당내 분위기에도 불구, 일부 소속의원들이 지속적으로 재검표 실시를 요구할 경우 향후 재검표에 관한 당의 입장을 놓고 치열한 당내 토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간사인 이찬열 의원은 "국민 정서상 이 의혹은 당 차원에서 제기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조용히 (진행)하자는 상황인데 (이 의원이)오셔서 그런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며 "당 내부적으로 고민하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개인의견을 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안위에서는 계수기 시연을 계획 중이고 선관위도 언제든 하겠다고 한다"며 "선관위 차원에서 적극 해명하라고 추진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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