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양대 경찰 총수의 비리‥내부조직·국민 '大실망'

'함바식당' 로비의혹 경찰·정관계 전방위로 확대…강 前청장 '비리척결' 누구보다 강조 서울투데이l승인2011.01.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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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 최근 전국이 구제역 확산과 더불어 강추위와 함께 온통 꽁꽁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경찰조직을 뒤흔들며 국민들 가슴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는 일명 '함바식당' 비리사건에 양대 경찰조직 전 총수들과 현직 수뇌부 등 간부들이 줄줄이 개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곤두박질 치고있다.

▲ [서울투데이 발행인 겸 대표이사, 김중근(사진)]

건설현장식당 전문 브로커 유모(64·구속기소) 씨로부터 거액의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강희락(59) 전 경찰청장은 재직시 인사청탁 등 각종 비리척결을 누구보다도 앞장서 강조했던 인물이라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2009년 3월 해양경찰청장에서 '수평이동' 이라는 화련한 복귀로 제15대 경찰청장으로 취임한 강 전 청장은 취임사에서 "국민의 신뢰와 강한 경찰력은 깨끗함과 정직함에서 나온다"며 "공권력 확립을 위한 기본전제는 우리 스스로 책잡힐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사청탁이야말로 조직을 멍들게 하는 해악이며 개인의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탈행위"라면서 "경찰의 본분을 저버린 채 범법자와 결탁하거나 유흥업소와 유착하는 범죄행위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부적격 경찰관을 퇴출하고, 비리내사 전담 조직인 '감찰정보팀'이 구성됐다. 이에 따라 취임 1년간 324명의 경찰관이 각종 비리에 연루돼 퇴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강 전 청장은 재임 중 경찰 내부 인사이동과 건설현장식당 운영권 입찰과정에서 청탁을 받고 개입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 수사를 받게 됨에 따라 화려했던 경찰생활에 오점을 남기게 됐고, 경찰조직이 패닉상태에 빠지게 됐다.

'욕먹는 경찰이 되지 말자'고 강조해 온 강 전 청장이 오히려 재임기간 동안에 저지른 비리 의혹이 드러나면서 경찰조직을 한순간에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강 전 청장은 '용산참사'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후임으로 임명됐다.

경북 성주 출신인 강 전 청장은 경북사범대부설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는 사법고시 26회에 합격한 뒤 특채로 경찰에 입문한 인재다.

그는 경기경찰청 수사과장, 서울 중부경찰서장, 서울경찰청 형사과장, 경찰청 공보관·기획정보심의관과 수사국장, 부산지방경찰청장, 대구지방경찰청장, 경찰청 차장, 해양경찰청장 등을 거쳤다. 강직하고 원칙주의자이면서도 합리적인 성품으로 경찰 안팎에서 '의리파'로 두터운 신망을 받았다.

또한 경찰 내에서 내로라하는 수사통으로도 알려졌다. 2004년 경찰청 수사국장 재직시 수사경과를 창설해 수사경찰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 선이 굵은 菅걋甄�.

2005년에는 희대의 살인범 유영철 사건을 계기로 '프로파일러(범죄심리상담관제)'를 도입해 과학적범죄수사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치안본부 시절 공보계장과 2000년 경찰청 공보관을 거쳐 언론계와도 교분이 넓다. 2001년부터는 2년간 워싱턴 주재관으로 복무해 국제적 감각도 겸비한 엘리트 경찰 지휘관이었다는 평가을 받았다.

그리고 이길범(57) 전 해양경찰청장은 전남 순천 출생으로 1981년 경위로 경찰에 입문한 뒤 강원지방경찰청장, 경찰청 경비국장(치안감), 경찰청 차장(치안정감)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9년 3월9일 제10대 해양경찰청장으로 취임했다.

함바식당 브로커 유씨로부터 3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해경청장은 최근 베트남으로 나가려다 출국금지가 내려져 나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 3월 같은 시기 취임한 강 전 경찰청장을 비롯해 이 전 해경청장은 불과 4개월 전까지만 해도 육지와 바다에서 국민의 안전과 질서를 지키는 대한민국 양대 경찰조직 총수였다.

이번 '함바식당' 비리 사건은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비단 그들뿐 아니라 현직 지방경찰청장 2명과 경무관급 이하 전·현직 경찰 간부까지 연루된 것을 밝혀졌다.

또 전직 장·차관급, 공기업 임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까지 개입된 정황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심지어 국회의원도 연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가 김병철 울산경찰청장과 양성철 광주경찰청장을 포함한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 10여명에게도 청탁이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돈을 줬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특히 강 전 청장은 재임 시절 '경찰비리척결'에 있어 누구보다 앞장서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소리 높여 외쳤던 장본인 이였기에 이번 비리 의혹의 충격은 좀처럼 가시질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개 함바집 브로커 유씨의 농단으로 신묘년 새해부터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면서 평생을 공직에 몸담아 온 사람들이 허망하게 무너지는 모습이 개탄스럽고 전 국민들이 망연자실 하고 있다.

유씨는 평소 정치인, 경찰, 공기업 임원, 건설사 임원 등 광범위한 인맥을 자랑하며 함바집 운영권과 인사 청탁 등에 개입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그는 2000년대 초부터 함바집 업자들 사이에서 소문난 인물이었다고 한다. 식당 운영권을 따내 2차 브로커에게 되파는 등으로 수십억원을 챙겼다는 것이다.

인부 600명의 대형 건설현장에서 함바집을 차릴 경우 연간 소득이 3억원 이상이다고 한다. 공사 기간을 3년으로 잡아도 10억원이다.

이권이 그 정도이면 브로커가 등장하고 거기에 권력과 돈이 개입될 소지는 충분하다. 상대적으로 함바집 운영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경찰이 그럴진대 경찰보다 '큰 권력'이 개입됐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예상되는 대목이다.

앞으로 검찰 조사를 지켜봐야겠지만 강 전 청장과 이 전 청장은 유씨한테서 경찰관 인사 관련 청탁을 받거나 함바집 운영과 관련해 편의를 봐주는 조건으로 각각 1억원 대와 35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있는 것 자체가 경찰의 대국민 신뢰 추락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강 전 청장이 지난해 8월 유씨에게 4000만원을 건네며 외국에 가 있으라고 도피를 권유한 소식이 전해지자 일선 경찰관들은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당사자는 모두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가 사건 은폐설까지도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당사자들이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 진실인지, 그 누구도 억울함이 없도록 국민들 앞에 진실을 밝힐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적당히 수사하다 덮어버리는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검찰의 경찰 고위인사 수사를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와 연관지어 보는 시각도 있음을 유념하고, 그야말로 사심없는 객관적인 자세로 철저한 수사를 해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모든 의혹들에 대해 결과를 보여야 할 것이다.

한편 검찰은 강 전 청장에 대한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해 구속 수사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그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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