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계정 천안함 '피로 파괴'설‥침몰 원인, 미궁에 빠지나?

김국방 "천안함, 산소공급 대단히 어려워…'피로 파괴'될 정도 아니다" 김경중l승인2010.04.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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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경중 기자] 천안함의 '피로 파괴(Fatigue Fracture)'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천안함 침몰 원인이 현재까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못하면서 여러 가지 '설' 가운데 한 가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11월19일 스페인 근해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바하마 유조선 '프레스티지'호가 두 동강이 난 채 침몰하고 있다. 
▲ 2002년 11월19일 스페인 근해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바하마 유조선 '프레스티지'호가 두 동강이 난 채 침몰하고 있다.

'피로 파괴'는 작은 하중이 반복되는 경우 배에 미세한 균열이 조금씩 진전되다 어느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쪼개지는 현상이다.

보통 용접부에서 균열이 생겨 발생하는 현상으로 천안함의 '피로 파괴' 가능성과 관련, 파단면의 모양이 칼로 두부를 자른듯이 가지런하다는 데 따른 '피로 파괴'  의심사안 이다.

이번 천안함 사고와 관련해 '피로 파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31일 YTN의 보도에서 출발했다.

이날 오전 YTN은 "천안함의 절단면이 고른 평면에 가깝다는 사실이 전해졌다"며 그 사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500척 이상 건조됐던 미국의 유조선 '스키넥터디'라는 이름의 선체 길이 159m, 1만6000t급의 T-2 탱커(Tanker)를 들었다.

당시 미국의 전시 표준선으로 1943년 1월16일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의 한 항구에 정박해 있던 T-2 탱커가 함수와 함미를 나눈 절단면이 자로 잰 듯 잘려나간 채 갑자기두 동강난 사건이 대표적 사례 이다.

이 유조선은 항해에서 갓 돌아온 후 갑작스럽게 굉음을 내며 둘로 분리됐다.

당시 이 사건도 만족할 만한 원인규명은 되지 않았지만 강철 구조물의 용접결함 때문인 것으로 용접면은 파괴될 수도 있다는 결론으로 조사가 마무리됐다. 이후 스키넥터디호 사건은 학계에서 전형적인 '피로 파괴'로 연구됐다.

이같은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은 천안함이 건조된 지 20년이 지났다는 점, 천안함 수색작업을 하는 잠수사들이 전날 "물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확인한 결과 천안함의 절단면이 수직으로 깨끗하게 잘려 있었다"는 증언들이 나오면서다.

또한 실종자 가족들이 이구동성으로 "실종자들이 말했다"며 '평소 천안함에 물이 줄줄 샌다'고 말했다는 주장도 뒷받침되고 있다.

하지만 잠수사들이 어느 지점을 접촉했는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며 전문가들도 "배를 설계할 때는 '퍼티그(피로)'에 대한 설계 기준이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그 가능성은 비교적 낮게 보고 있다.

이 밖에 미세한 균열이 누적되다 파괴로 이어지는 '피로 파괴'는 선박과 항공기, 기차 등 대형 운송수단에서 적잖이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때 용접기술을 적용한 선박이 대량 생산되면서 용접 부위에 미세 균열이 발생, 피로 파괴로 이어져 선체가 분리되는 일이 자주 보고됐다.

98년 1월에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캐나다 몬트리올로 향하던 길이 180m, 1만6000t급 화물선 '플레어' 호의 선체 중앙 부분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항해 도중 일어난 이 사고로 선원 21명이 실종되고 4명이 생존했으며 화물선은 침몰했다.

 1943년 1월16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항구에서 유조선 '스키넥터디'호의 선체가 '피로 파괴'로 갈라져 있다. 
▲ 1943년 1월16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항구에서 유조선 '스키넥터디'호의 선체가 '피로 파괴'로 갈라져 있다.

또한 88년 4월28일 항공기 동체가 운항 도중 파괴되는 일도 있었다. 하와이 호놀룰루로 향하던 알로하항공 소속 여객기의 지붕 일부가 운항 도중 벗겨져 날아가면서 1명이 사망하고 65명이 다쳤다.

이에 대해 인하대 선박해양공학과 피로파괴연구실 김경수 교수는 "용접 부위의 미세 균열이 여러개 중첩되면 작은 하중에도 균열이 급속히 진행돼 순간적으로 파괴될 수 있다"면서 "요즘도 피로 균열이 일어난 상선들의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일 침몰 천안함 의 '피로 파괴(Fatigue Fracture)' 가능성과 관련, "천안함이 '피로 파괴'될 정도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긴급 현안질문에 출석, "그런 것(피로 파괴)도 가능하지만 천안함은 88년에 만든 함정으로, 우리 군함 중에서 낡은 것은 아니고 중간급 이상의 함정"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천안함의 절단면이 'C자형'인 것에 대해선 "어뢰공격의 경우 타깃에 직접 맞출 수 있고 함정 밑에서 폭발해 버블제트로 허리를 분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건은 직접적인 경우에 나올 수 있는 사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어뢰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조작업 진행상황에 대해 "선미에 산소공급이 대단히 어렵다. 잘 되고 있지 않다"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택했다고 하는데 제대로 되고 있는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천안함 함미에 갇혀 있는 병사를 몇 명으로 추정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46명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다만 배가 분리되는 과정에서 일부 인원이 유실됐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군이 발표한 침몰시간 오후 9시22분과 실종자 가족중 일부가 '비상상황' 휴대전화 문자를 받은 오후 16분 사이의 6분 동안 어뢰를 탐지해 비상출동한 의혹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 "조사중이다. 여러 사항을 놓고 조사해야 하고 생존자 58명의 진술이 다 일치해야 하는데 확실한 부분이 부족해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김 장관은 미군이 레이더 기지 방어를 위해 기뢰를 설치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다 제거했다"면서도 "설치됐다는 기록이 없는데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고, 해군이 처음 '피습'용어를 쓴 데 대해선 "표현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초기단계에서 정보가 충분치 않아 보고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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