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엿새째, 악천후에 구조작업 난항‥1일 날씨 더 나빠질 듯

강풍에 사리까지 "하늘도 무심하다" 수색 일시중단…선체 진입 출입문 2곳은 확보 김경중l승인2010.03.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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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구조 1주일 걸릴듯"…천안함 가족협의회 기자회견 "초동대처 자료 공개하라"

[서울투데이=김경중 기자]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지난 26일 오후 9시45분께 해군 초계함(1천200t급 천안함)이 침몰한 지 엿새째를 맞는 31일 현재 최악의 날씨 때문에 구조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내일(4월1일)은 사고 해역 날씨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군·경 등의 수색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기상청과 국립해양조사원 등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오전 백령도에 초속 4~5m의 바람이 불고 1~4㎜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특히 인근 바다에는 초속 10~14m의 강한 바람과 2~4m의 높은 파도가 칠 것으로 예보했다.

이는 초속 8~12m 바람과 1~2m 파도가 친 이 날보다 날씨가 더 악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 몽골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느리게 동진함에 따라 지난 30일부터 1일 사이에 몽골과 내몽골에서 발생한 황사가 1일 오후께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5도 지역 등에 유입될 것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사리현상까지 계속 돼 평소에 비해 유속이 더욱 빨라지고 만조시 바닷물 수위가 높아 질 것이라는 것이 해양조사원 측의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1일 남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흐리고 비가 오겠다"며 "특히 오후부터는 전해상에 걸쳐 높은 파도가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해양경찰 관계자는 "바깥 날씨도 문제이지만 바다 속 날씨가 수색 작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기상 악화가 계속 돼 관계 당국도 당혹스러운 것은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군은 이날 오후 현재 침몰한 배꼬리(함미)와 뱃머리(함수) 쪽에 진입을 위한 출입문(도어)을 1개씩 확보했으나 강풍이 불고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큰 사리가 겹쳐 실종자 탐색·구조 작업을 중단했다.

  

구조대원들이 선체 내부로 들어가 실종자를 수색할 정도로 통로를 확보하는 데는 앞으로 1주일가량이 더 걸릴 것이란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구조 작업이 일반의 예상과 달리 장기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해군 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힌 뒤 "함미 출입문을 열었다고 해서 그냥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서서히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개척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통로를 개척하면 본격적으로 실내에 들어가 실종자 수색 작업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오늘은 날씨가 너무 나빠서 구조대가 아예 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처장은 선체 진입 방식과 관련해 "선체를 뚫는다고 하니까 일부에서는 선체 벽을 전기 용접 등으로 뚫는다고 이해하는데 그건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문이 열릴 수 있으면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지 벽을 뚫고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선체를 뚫는다는 것은 막힌 통로를 개척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속 송무진 중령은 "현재 천안함 안의 무기체계가 전부 다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전류를 물속에서 흘려보낸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체를 뚫는다는 계획은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송 중령은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크기로 선체를 뚫는 데 1주일이 걸릴 것"이라며 "원래 선실로 들어갈 수 있는 가까운 통로가 있지만 그게 다 막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조대원들이 선실 내부로 들어가는 시간이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함수의 해치 하나는 열었는데, 그쪽을 열어서 안으로 진입해서 한 시간에 한 번 구조대원 2명이 들어갈 때 얼마 들어갈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통로를 개척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난구조대는 1998년 12월 경남 거제 앞바다에서 침몰한 북한 반잠수정을 3개월에 걸친 작전 끝에 수심 150m에서 인양했고, 1994년 성수대교 붕괴와 2003년 합천호 119헬기 추락 등 국가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활약을 펼쳤다.

또 해난구조대와 수중파괴팀 요원들이 1993년 10월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 때 20여일에 걸쳐 군산 앞바다를 샅샅이 뒤진 끝에 주검 292구를 모두 찾아내, 세계 해난구조사의 한 페이지를 쓰기도 했다.

해난구조대와 수중파괴팀은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구조작전에 투입돼 왔다. 포화 잠수체계를 이용해 수심 3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작전 능력을 갖춘 해난구조대와, 수중 정찰과 장애물 폭파를 주임무로 하는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파괴팀이 서로 ‘창과 방패’의 몫을 하는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의 모임인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가족협의회)는 이날 오전 10시 평택 2함대 사령부 강당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어, 해군 및 해경의 초동대처 및 구조 작업 과정에 대한 모든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가족협의회는 "순직한 한주호 준위 등 현장의 군 및 민간 잠수요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군 당국의) 구조지원 노력은 사실상 전무했다"고 주장했다.

실종자인 최정환 중사의 자형 이정국씨는 "자체 조사를 해보니 사고 발생부터 초동대처 과정과 구조 과정, 그리고 침몰된 함미 탐색 과정에 이르기까지 제기된 의문만 수십 가지에 이른다"며 군 당국의 진상 공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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