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흘째‥'의혹·유언비어' 증폭

침몰원인 놓고 다양한 주장…軍, 생존자 엇갈린 주장 김경중l승인2010.03.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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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경중 기자]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지난 26일 오후 9시45분께 해군 초계함(1천200t급 천안함)이 침몰한 지 28일 현재 사흘째를 맞았지만 실종자 48명에 대해 생사 여부도 더이상 파악되지 않고, 침몰 과정과 사고원인 등에 대한 의문점이 계속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온갖 유언비어도 난무하고 있다.

 지난 26일 밤 서해 백령도 서남방 해역에서 침몰된 해군 초계함(1천200t급 천안함)의 실종자를 수색하는 SSU 대원들. 
▲ 지난 26일 밤 서해 백령도 서남방 해역에서 침몰된 해군 초계함(1천200t급 천안함)의 실종자를 수색하는 SSU 대원들.

우선 무엇보다 승조원 104명이 근무하는 길이 88m의 초계함이 아직도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강력한 폭발'로 선체가 두 동강이 나고 20분 만에 거의 침수된 과정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침몰사고 원인을 추정하는 합참과 생존자들의 진술이 일부 엇갈리고 '전문가'를 자처하는 외부인사들까지 개입하는 등 논란이 계속 되면서 당국의 사고 관련 발표에도 '파악중이며 신중을 기한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지연됨에 따라 사고에 대해 은폐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침몰 초계함의 승조원 104명 중 생존자 58명은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발표는 이미 수차례 나왔고, 그 후 실종자 48명에 대해서는 더이상 '추가로 구조됐다'는 애타게 기다리는 소식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전날 함장(43·최원일 중령)의 기자회견을 통한 다소 미온적인 사고 경위 발표가 있었지만 실종자 가족들을 납득 시키기에는 부족했고 오히려 당국을 비롯한 관련 기관의 소극적인 태도에 분노와 의혹만 증폭시키는 결과만 초래했다.

침몰 초계함 승조원 기족들은 "사고 현장에서 함께 했던 생존자 수가 58명으로 탑승 승조원의 절반이 넘고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당시의 정황 진술이 가능할 것이다"며 "그런데도 당국은 뚜렷한 사고 원인을 발표하는 것에 민감한 반응으로 시간만 끌면서 지나치게 신중함을 드러내 의혹만 증폭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침몰한 천안함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는 핵심 의문점과 커지고만 있는 핵심 의혹에 대해 알아보자.

◇1천200t급 함정이 20분만에 60% 침수 = 합참은 지난 26일 오후 9시30분께 천안함의 선미 부분에서 강력한 폭발음이 발생한 뒤 20분만에 함정 전 구역의 60%가 침수됐다고 설명했다.

초계함은 유사시 함정의 생존성 보장을 위해 크고 작은 격실 100여 개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일정 구역을 차단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도 이번에는 폭발이 있고 난 다음 20분만에 전체의 60%가 침수되어 물에 뜨는 선박으로서의 기능이 거의 상실됐다.

이에 군 관계자들은 강력한 폭발로 인해 선체에 구멍이 나고 바닥이 갈라지면 바닷물이 급격히 유입돼 격실을 차단할 수 없으며 사실상 격실문을 닫을 겨를도 없는 상황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함정의 복원력은 격실의 힘에 의해 발생하는 데 격실의 기능이 상실되면 좌우로 기우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군함이라고 해서 일반 상선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70분간 함정에서 어떤 일이 = 합참은 전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폭발시간이 26일 오후 9시30분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합참은 오후 9시45분에 원인 미상의 폭발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폭발로 엔진이 정지되고 함정내 전력이 끊기면서 통신기기 전원이 차단되자 함장은 휴대전화로 육상 기지로 사고 소식을 알렸다. 이에 해군은 오후 9시41분 백령도에 있는 고속정 4척에 출동지시를 내렸고 9시58분에 사고지점에 도착했다.

이어 오후 10시20분 잠수함 초계용 링스헬기 1대가 이륙해 1시간 뒤에 도착해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침몰하는 함정 위에 있던 승조원을 구한 것은 해경이었다. 현장 근처에 있던 해경정이 오후 10시40분에 천안함으로 다가가 승조원 58명을 구조했다. 고속정은 손을 쓰지 못한 것이다.

특히 함정의 신고에서부터 해경정이 구조할 때까지 70분간이면 승조원 대부분을 구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함정이 3시간에 걸쳐 침몰했다는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은 전날 국방위에서 "승조원 가운데 어떤 사람한테 연락이 가고 어떤 사람한테 가지 않았는데 초동조치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합참은 "사고 당시 파고가 3m로 매우 높아 다른 함정들은 초계함에 계류해서 구조활동을 할 수 없었다"면서 "해경정에서도 립(고속단정) 2척을 내려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천안함의 함장 최원일 중령도 실종자 가족들에게 "순식간에 (선체가) 두 동강이 났다. 사고지점은 평소 작전지역이었다"며 "다시 말하지만 꽝하는 폭발음 이후 함장실에서 나와보니 선체 후미 부분이 안보였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밤 서해 백령도 서남방 해역서 해군 초계함(1천200t급 천안함)이 침몰한지 이틀째인 28일 오전 해군이 사고현장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 지난 26일 밤 서해 백령도 서남방 해역서 해군 초계함(1천200t급 천안함)이 침몰한지 이틀째인 28일 오전 해군이 사고현장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선체 두 동강"..폭발당시 설명 엇갈려 = 천안함은 강력한 폭발로 선체가 두 동강이 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원일 함장이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전날 백령도에서 해난구조대(SSU)와 해병대를 격려하고 돌아온 뒤 기자들과 만나 "함정이 반으로 갈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판단은 최초 열상감시장비(TOD)로 확인했을 때 그런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함장과 김 장관의 주장은 원인 미상의 폭발로 선체에 파공(구멍)이 되어 침수되기 시작했다는 애초 합참 발표와 다른 내용이다.

또 폭발 원인에 대해서도 합참과 생존자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합참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내부폭발에 의해 사고가 난 것으로 분석하는 모습이다. 사고를 전후로 북한군의 특이동향이 포착되지 않았고 주한미군 측으로부터 대북 'SI(특별취급)첩보'도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고지점이 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으로 10~12㎞ 해상이기 때문에 북한 함정이 침투시 우리 군에 발각되기 쉽고 수심이 20m 안팎이어서 잠수정의 활동도 제한된다는 점도 합참이 내부폭발이 아니냐고 분석하는 근거가 된다.

이에 합참 관계자는 "해군 SSU요원들이 선체 파손 부분을 일차 확인해 분석하면 내부폭발인지 외부의 충격에 의해 발생했지 가려질 것"이라며 "더욱 과학적이고 상세한 원인 분석은 함정 인양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정 탈출훈련 제대로 했나 = 군기가 생명인 해군 함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승조원이 46명이나 실종된 것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평소 작전훈련에만 주력하다보니 위기메뉴얼에 따른 함정 생존훈련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해군 관계자는 "함정 탈출 훈련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위기시 대응 교육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9년 취역한 천안함의 선미 아랫부분 탄약고에 있던 76㎜ 함포탄과 어뢰가 노후화로 인해 폭발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천안함의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배가 노후로 사고난 것 아니냐. 이번 사고 전에도 3차례 바닥에 물이 스며들어 수리했다고 들었다'는 가족들의 주장에 대해 "그런 적 없다. 이번 작전에 나갈때 모든 장비와 선체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다른 초계함인 속초함이 공중의 고속물체를 향해 5분간 경고사격을 했으나 새떼로 추정됐다는 군의 발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반잠수정이 인근에 출몰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야밤에 새떼가 비행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라며 "레이더 반사파만을 탐지하는 레이더 화면에는 다양한 물체나 기상현상이 포착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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