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추기경 선종 1주기‥시민들 추모발길 이어져

추기경 각막 받은 권모씨…"'나눔정신' 실천하며 살겠다" 김지혜 기자l승인201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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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 고(故)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를 맞은 16일,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에 자리한 천주교 대교구 용인공원에는 영하의 날씨에도 전날부터 김 추기경을 추모하려는 1천여명의 시민과 신도들의 행렬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故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눈이 내린 경기도 용인 천주교 성직자 김 추기경 묘역을 찾은 수녀님과 시민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 故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눈이 내린 경기도 용인 천주교 성직자 김 추기경 묘역을 찾은 수녀님과 시민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삼삼오오 가족단위로 김 추기경 묘소를 방문, 연휴 마지막 날을 보내는 시민들은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경건히 김 추기경의 넋을 기렸다.

시민들 중에는 간간이 눈물을 흘리는 신도들의 모습도 눈에 띠었다.

김 추기경의 묘소 주변은 전통주와 국화꽃 등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야훼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라는 시편이 새겨진 비석 위에도 많은 편지들이 놓여져 있었다.

안병주 용인공원 관리사무소 소장은 “종교와 날씨 등에 관계없이 김 추기경의 죽음을 애도하고 사랑의 가르침을 배우려는 일반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추기경의 선종 1주기를 맞아 그의 각막을 기증받았던 권모(71·경북 안동시)씨는 "고마운 분"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벌써 1년이 지났네요. 늘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권씨는 김 추기경의 선종 바로 다음날인 작년 2월17일에 서울 가톨릭성모병원에서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았다.

젊은 시절에 공장에서 일하다가 눈을 다친 이후 늘 불편하게 지냈던 권씨는 나이 70이 다 돼서 각막을 이식받은 뒤부터 조금이나마 불편함을 덜 수 있었다.

권씨는 "어린 시절부터 안동 목성동 성당을 지나치면서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김추기경이 그 곳에서 잠시 근무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인연이란 것이 뭔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라며 "나중에 각막을 기증한 사람이 김 추기경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한동안 가슴이 찡했다"고 전했다.

권씨 말처럼 김추기경은 지난 1951년 대구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안동 목성동 성당에서 잠시 일을 했다.

전쟁이 한창이었던 터라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있었고 젊은 신부는 특히 어린 아이들이 배를 많이 곯지 않을지 노심초사 하면서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기경은 당시에도 성당을 찾은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등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 아직도 안동에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추기경은 그 뒤 60년 가까이 지나 세상을 떠나면서 각막을 기증했고 결국 안동에 사는 사람에게 이식되기에 이르렀던 것.

권씨는 "남다른 인연을 맺은 추기경님께 다시 한 번 고마운 맘을 전하고 싶다"라며 "남은 생을 추기경께서 남긴 사랑과 용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면서 살고 싶다"라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김지혜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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