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술자리 '가짜양주' 주의보

홍정인 기자l승인2009.12.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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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연말연시. 망년회, 신년회 등 각종 술자리 모임이 잦아지기 마련이다. 소주, 맥주, 막걸리를 비롯해 양주 또한 많이 찾는다.

▲ 국세청기술연구소가 설립 100주년 행사와 함께 양주 진품확인 시연행사를 열어 가짜 양주를 만드는 다양한 방법을 전시하고 있다.

평소 보다 특히 연말연시에는 가짜 양주를 조심해야 한다. 취객들을 상대로 가짜 양주를 판매해 바가지를 씌우는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짜 양주를 다량으로 섭취하면 저체온과 발열·구토·호흡 곤란·시각 장애에 이어 심하면 경련·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송년회 자리에서 돈은 물론 건강도 함께 잃을 수 있다.

2007년 12월8일 경기 수원시의 한 유흥주점. 직장인 B씨(34)는 싼 가격에 양주를 마실 수 있다는 호객꾼의 덫에 결려 이 유흥주점에 오게 됐다. 하지만 그것은 B씨의 불행의 시작이었다.

B씨는 가짜 양주를 마신 뒤 바로 만취상태로 빠졌다. 업주 C씨(34)는 B씨의 신용카드를 빼앗아 140만원을 인출했다.

이후 B씨를 인근 모텔로 데려가 윤락녀와 강제로 성관계를 갖도록 했다.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B씨는 혼자 모텔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목숨을 잃었다.

국세청과 위스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주 시장의 규모는 출고가를 기준으로 약 1조1000억~1조2000억원이다. 500ml병으로 환산하면 무려 6000만병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짜 양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유통량의 0.009%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짜 양주 제조기법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지금은 1%도 못 미치는 유통 규모지만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가짜 양주가 가장 많이 제조되는 곳은 유흥주점이다. 저급 양주에 산업용 에탄올·물·황색 색소 등을 섞어 가짜 양주가 제조된다. 싸구려 양주나 위스키 원액 20% 미만의 일반 증류주를 고가 양주로 둔갑, 내놓기도 한다. 이같은 방식들은 말 그대로 고전적인 수법이다.

최근에는 달라졌다. 정교함이 강화됐다. 위스키 업체들이 새로운 위조 방지 기법을 도입하자 가짜 양주 제조기법도 정교화 되고 있는 것이다.

가짜 양주 제조자들은 날카로운 주사기 바늘을 이용해 캡에 구멍을 내고 저가 양주나 일반 증류주를 주입한다. 위스키의 재주입 통로를 막아 놓은 위조 방지용 캡에 대응하기 위한 수법이다.

하지만 이 수법은 병 입구에 작은 구멍이 생겨 가짜 티가 나기 쉽다. 이를 대신해 고무장갑을 병 입구에 덮어씌워 조금씩 압력을 주면서 술을 붓는 수법이 개발됐다.

이쑤시개는 위조 방지용 추를 끌어올리는 용도로 주로 사용된다. 병뚜껑을 여는 순간 병목에 연결돼 있던 막대 형태의 추가 밑으로 떨어지는 정품인증 방식이 도입되자 진화된 수법이다.

최근 가짜 양주는 병의 겉면에 감쪽같이 위조한 홀로그램과 국세청 납세필증 등이 부착돼 있고 위조 방지용 병뚜껑까지 진품처럼 제작돼 위조품과 진품을 식별하기가 힘들다고 경찰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가짜 양주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직접 병을 개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본인이 스스로 양주병을 개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유흥업소 종업원들은 술을 가져오기 무섭게 재빠르게 병뚜껑을 딴다"며 "일단 뚜껑을 개봉한 뒤에는 육안으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가짜 양주는 가짜 양주일 뿐이다. 아무리 정교해도 흔적이 남는다"며 "특히 병뚜껑을 유심히 봐야 한다. 그쪽에 흔적이 가장 많이 남는다. 귀찮더라도 본인이 뚜껑을 확인한 뒤 직접 병을 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과음을 해서도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손님이 어느 정도 취한 상태라고 생각되면 그 순간부터 가짜 양주가 판매된다"며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손님들은 가짜 양주를 판매하려는 유흥업소에게는 좋은 먹이감"이라고 말했다.

홍정인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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